떼강도 對 진돗개

임민혁기자 lmhcool@chosun.com
 
입력 : 2005.03.11 05:53 11' / 수정 : 2005.03.11 08:01 15'


보호감호소 동기로 구성된 떼강도가 3차례 도전 끝에 집을 지키는 진돗개 3마리를 처치하고 모 지방의회 의장집을 터는 데 성공했으나 결국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1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청송감호소를 출소한 김모(57)씨는 감호소 동기 9명을 모아 “부잣집을 털어 ‘한탕’하자”고 뜻을 모았다.

김씨 등은 지난해 9월 중순 모 도의회 의장인 A씨의 집으로 가 담을 넘으려 했지만 마당에 있던 진돗개 3마리가 짖어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씨 등은 진돗개 때문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자 청산가리를 묻힌 고기를 개들에게 먹여 죽인 뒤 범행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다음날 다시 A씨의 집을 찾은 이들이 담 위에서 청산가리를 묻힌 돼지고기를 실에 매달아 개들에게 먹이려 하자 개들은 오히려 더 큰 소리로 짖어댔다. 김씨 일당은 이번에는 고기를 쇠고기로 바꿔 다시 ‘작전’을 감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김씨 등은 결국 ‘청산가리 쇠고기’를 개에게 먹이는 데 성공, A씨 집에 침입한 뒤 A씨 부부를 흉기로 찌르고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이 개를 죽인 사실은 인정하지만 금품을 훔치지는 않았다고 주장함에 따라 일단 특수강도 미수 혐의로 김씨 등 5명을 구속하고 피해자 진술 외의 증거를 보강해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