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성매매 늘어난다
“꽃 사시오. 꽃 사지 않겠오?”

북한의 역 등지에서 비교적 말끔한 행색의 타지인이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북한 은어다.

북한 사회에서 성매매가 공공연히 확산된 것은 1990년대 중반 식량난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후부터다. 최근에는 중국과의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개방적인 성문화까지 흡수돼 이 같은 경향이 더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입국한 한 탈북자는 7일 “북한에는 식량 상황이 최악이던 96년쯤부터 밥 한 그릇에 몸을 파는 여성들이 많이 생겨났다”며 “여전히 식량난이 개선되지 않아 먹고살기 위한 생존 차원이라고 봐야겠지만, 중국과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개방적인 서구 문물에 물들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회령의 경우 역 근처에서만 20대 여성 열댓명이 활동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인구가 많은 무산·청진 등지에는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다고 전했다.

남한처럼 윤락가가 따로 없는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역이나 시장에서 성매매를 위한 호객행위가 이뤄진다. 또 이 같은 호객행위는 40∼50대 아주머니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이 직접 나서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대는 북한돈 2000원(지난 1월말 기준 쌀 1kg 700원) 정도.

또 다른 탈북자는 “북한에는 호텔이나 모텔 같은 숙박업소가 없기 때문에 주로 가정집을 이용한다”며 “500∼1000원 정도면 집을 빌릴 수 있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는 여성들도 있다”고 말했다.

성매매가 이처럼 늘어나면서 이를 노린 강도 사건도 빈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출신의 한 탈북자는 “타지에서 출장 나간 군관(장교)이나 사업가들이 주 타깃이 된다”며 “미리 짜고 대기 중이던 남자들이 들이닥쳐 남의 여자를 건들었다며 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병에 걸린 사람들이 시장에서 불법 제조한 마이신을 구해 주사를 맞다 숨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조현일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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