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서울시장 “수도 두동강…수도이전보다 더 나쁘다”
기사입력 : 2005.02.25 16:34:20
 
 
 
 
 
 
 
 
 
 
 
 
 
 
 
 
 
 
 
 
 
 
 
 
 
 
 
[사회부 3급 정보]
○…최근 여야가 신행정수도 이전 후속대책으로 12부 4청 2청을 연기공주지역에 이전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이명박 서울시장이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 시장은 25일 ‘정부와 여야정당에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정부에 행정도시 건설계획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성명서에서 “(이번 여야합의로) 수도가 두동강 나게 생겼다”며 “수도분할은 국가 정체성과 통치의 근본을 쪼개는 것으로서 수도이전보다 더 나쁘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또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수도를,그것도 행정부를 갈라 나눈 예는 없다”면서 “대통령은 서울에 남고 국무총리와 대부분의 정부부처는 충청남도 연기 공주로 이전하는 것은 국정 운영의 비효율과 국력낭비 그리고 국가 경쟁력약화로 이어질 것이 명백하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특히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 특별법’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이시장은 “이번 여야 합의는 그(판결의) 취지에 어긋 나는 것은 물론이고 위헌소지가 있음을 지적한다”고 밝혀 향후 법적조치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 시장의 이날 발표는 수차례의 간부회의 끝에 진통끝에 나온것으로 성명서의 수위조절 문제로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서울시는 당초 오전 10시에 시장이 직접 참석해 성명서를 읽겠다고 발표했으나 문구조정작업을 이유로 발표를 전격 취소시키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대변인이 나서 시장 대신 성명서를 읽는 등 시는 온종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 시장이 이렇게 행정도시 문제로 고심하는 배경에는 여러가지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 시안팎의 시각이다.

일단 이 문제가 한나라당내에서도 첨예한 이슈로 부각돼 있는데다 자칫 박근혜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비춰질 수 도 있다는 점을 이 시장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시장의 한 측근은 “행정도시건설 문제로 일부에서 박근혜 대표와 이시장을 대립 구도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옳지 않다”면서 “1000만 수도 서울의 수장으로서의 위치와 제1야당 대표의 자리는 엄연히 틀리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서 ‘본선’에 나갈 경우 충청권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도 이 시장의 운신의 폭을 줄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시장도 한나라당이 충청권을 의식해 여당과 합의에 이른점 등 정치권 나름대로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수도권 과밀해소 문제를 행정부처를 옮겨 해결하겠다는 계획은 틀렸다는 것이 이시장의 기본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 김민호기자 alethe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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