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없애는 ‘면역세포 유전자’ 밝혀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5.02.23 06:15 34'


▲ 최인표 박사
암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의 생성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자가 처음으로 밝혀내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최인표(崔仁杓·49·사진) 박사 연구팀은 22일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는 자연살해(Natural Killer, NK) 세포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찾아냈다”고 밝혔다. 백혈구의 일종인 NK세포는 암세포에 구멍을 내 물과 염분을 집어넣어 세포를 팽창시켜 죽이거나, DNA를 잘라내는 효소를 집어넣어 세포를 수축시켜 죽인다.

최 박사는 “골수(骨髓)에 있는 줄기세포는 인체의 모든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되는데 이중 NK세포로 분화될 때는 ‘VDUP1’이라는 유전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VDUP1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에서는 NK세포가 정상 생쥐보다 크게 줄어들어 암세포가 이상증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의 윤석란 박사는 “이와 함께 생쥐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실험실에서 NK세포로 분화시킨 뒤 다시 피부암에 걸린 생쥐에 주입해 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며 “같은 방법으로 환자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인위적으로 NK세포를 만든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함으로써 암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동물실험을 계속해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수술·항암제·방사선 요법 등 기존 방법으로는 치료하지 못한 말기 암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제4의 항암치료요법’ 개발에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셀(Cell)’ 자매지인 ‘이뮤니티(Immunity)’ 인터넷판 23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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