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남자들도 ‘만혼’왜?

 
"불황으로 취업 늦어져" 34살에도 20% 결혼안해
입력 : 2005.02.20 17:59 39' / 수정 : 2005.02.21 09:24 45'

여성들만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것일까? 남성들도 마찬가지였다.

본지가 서울 양정고교의 1990년 졸업생 40명(현재 33~34세)을 대상으로 결혼 연령과 자녀 수를 조사한 결과, 기혼자의 평균 결혼 연령은 31세였다. 20%에 해당하는 8명은 아직 미혼이었다.


이처럼 30대 중반에도 미혼이 많은 이유는 경제 불황에 따른 여파로 취업이 늦었거나,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이유로 ‘직장생활이 바빠서’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은 ‘마땅한 신붓감이 없어서’, ‘경제적 부담’, ‘혼자 살고 싶어서’ 등의 순이었다.

결혼한 사람들은 평균 결혼 연령이 31.06세로 작년 서울 평균 30세보다 1살 이상 더 높았다. 미혼자 중 아예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대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가능한 한 2~3년 내 모두 결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만약 이들이 희망대로 2~3년 안에 모두 결혼한다고 해도 평균 결혼연령은 32~33세로 껑충 뛰게 된다.

만혼(晩婚)은 자녀 수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자녀가 없거나 1명인 경우가 56%(18명)로 가장 많았고, 2명이 40%(13명)였다. 3명은 단 한 명에 불과했고, 4명 이상인 경우는 없었다.

앞으로 몇 명을 더 낳겠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낳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에 대해선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는 답변이 10명 중 6명꼴이었고, ‘(나이가 든) 부인의 건강 때문’ ‘더 이상 필요없다’는 답변도 10%씩 나왔다.

만혼의 여파는 부부 간 나이 차에서도 나타났다. 기혼자의 절반 가까이(46%)가 나이가 같거나 1살 차의 여성과 결혼했으나, 5살 이상 차가 나는 경우도 21%(7명)나 됐다. ‘동갑내기 아니면 아주 젊은 여성’ 중에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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