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지진해일도 상처 못낸 열대의 비경
기사입력 : 2005.02.10, 15:33

 
 
 
 
 
 
 
 
 
 
 
 
 
 
 
드넓게 펼쳐진 에메랄드 빛 바다와 작열하는 태양,그리고 점점이 흩어진 섬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지난 연말 지진해일 피해로 아직 어수선한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수마트라 섬이 보호막 역할을 해 준 탓에 상대적으로 피해가 미미했던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는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때묻지 않은 자연의 신비 랑카위

말레이시아 반도 최북단에 위치한 전설과 신비의 섬 랑카위. 페낭에서 페리로 2시간 정도 파도를 헤치면 랑카위의 상징인 독수리상이 반기는 선착장에 닿는다. 쿠알라룸푸르에서 50분간의 비행으로 104개의 푸른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정담을 나누는 랑카위의 절경을 한 눈에 만날 수도 있다.

제주도의 3분의 1 크기인 랑카위는 본섬을 제외한 나머지 섬들이 모두 무인도. 인구의 90% 이상이 이슬람교도인 까닭에 섬 전체가 한적하고 소박해 오롯이 휴식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곤돌라 형식의 케이블카를 타면 산을 오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해발 680m의 마친창 산에서 랑카위 섬 곳곳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말레이시아 전 수상인 마하트리가 자신의 고향인 랑카위에 만든 ‘갤러리 퍼다나’도 한국 관광객이라면 찾아볼 만하다. 한국의 기업 등에서 선물 받은 자동차와 도자기 등이 전시돼 있다.

랑카위 주변 섬들을 둘러보는 호핑투어는 말레이시아 관광의 최대 매력. 8∼12명 정원의 스피드보트나 크루즈선을 타고 4시간에 걸쳐 열대의 원시 비경이 두루마리처럼 펼쳐지는 섬을 돌아본다.

동양의 진주,페낭

페낭은 말레이 반도 북서쪽 해안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18세기 영국 최초의 극동지역 무역거점으로 출발한 지역답게 동서양의 모습이 조화를 이룬 페낭은 예로부터 ‘동양의 진주’로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아왔던 곳.

지진해일로 서북부 해안과 일부 호텔 시설이 약간의 피해를 입긴 했으나 이미 복구돼 조지타운과 페낭 힐 등 오래된 관광 명소들은 여전히 유럽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페낭 힐에 오르면 조지타운과 말레이 반도를 연결하는 13.5㎞의 페낭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현대건설이 건설한 페낭대교는 야경이 장관이다. 발 아래 펼쳐진 정글을 보면서 출렁거리는 캐노피 다리를 건너보는 것도 페낭 힐에서의 또 다른 재미.

페낭의 나비농장도 들러볼 만하다. 세계 최초의 나비농장답게 전 세계 대부분의 나비 표본을 전시하고 있으며,5500여 마리의 나비도 방사해 자연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개성 만점의 빌딩숲,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 수도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건축물들이 많다.

452m 높이의 쌍둥이 빌딩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와 서울의 남산타워를 닮은 ‘메나라 쿠알라룸푸르’가 그것이다.메르데카 광장의 술탄압둘사마드 빌딩처럼 고풍스런 옛 건물들과 개성을 한껏 자랑하는 현대식 건물들이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도 쿠알라룸푸르의 자랑거리.

쿠알라룸푸르는 업무용 빌딩은 물론 아파트까지 똑같은 건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빌딩 전시장 같은 느낌을 준다.

시내의 차이나타운에서 오후 6시 이후에 열리는 야시장은 노점상들로 번잡하다. 물건 값을 흥정하는 즐거움과 길거리 음식을 먹어보는 재미가 쏠쏠한 편. 쿠알라룸푸르 최고의 번화가인 부킷 빈탕은 쇼핑과 외식은 물론 화려한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이면을 엿볼 수 있는 창구.

쿠알라룸푸르 남쪽으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푸트라자야 역시 가볼 만하다. 계획도시인 만큼 도시가 깔끔하게 정돈된 것은 기본. 건물 하나,다리 하나도 같은 디자인이 없을 정도로 곳곳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모스크 주변의 인공호수에서 산책을 즐기는 것도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덤.

말레이시아=공희정기자 jjing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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