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日 열도 ‘축구전쟁’ 설설 끓는다
기사입력 : 2005.02.04, 18:12

한반도와 일본 열도가 설 연휴 ‘축구전쟁’을 앞두고 들썩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9일 서울과 사이타마에서 각각 쿠웨이트와 북한을 상대로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 국가대표팀은 첫 경기를 반드시 잡기 위한 필승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고,북한과 맞붙는 일본은 껄끄러운 외교관계와 맞물려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 ‘쿠웨이트에 역습 빌미를 주지 말라’=쿠웨이트는 강인한 체력과 기습 속공 능력이 위협적이다. 지낸해 12월 걸프컵대회를 관전한 본프레레 감독은 “경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힘이 있고 역습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쿠웨이트는 최근 평가전에서 노르웨이와 1대1,시리아에는 3대2 승리,북한과 0대0으로 1승2무를 기록했다. 특히 노르웨이전에서 골을 넣은 스트라이커 바샤르 압둘라는 문전 스피드와 개인기가 출중한 요주의 인물.

쿠웨이트는 어웨이 경기로 치를 한국전에서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수비에서 미드필드까지는 짧은 패스로 연결하다가 한 번의 기습적인 스루패스로 승부를 거는 팀”이라며 “슬로보단 감독이 부임한 뒤 조직력이 상당히 안정됐다”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한국이 경기를 주도해 골 찬스가 많이 날 것이다. 하지만 경험 부족으로 경기 때마다 위험한 상황을 노출한 수비라인의 안정이 승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우세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완승을 거두려면 미드필드부터 쿠웨이트의 역습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특히 공격 중에 볼을 빼앗겼을 때가 문제. 공을 가로챈 상대팀의 한 번의 긴 패스로 실점하는 경우를 LA 전지훈련 스웨덴전 등 여러 차례 겪었기 때문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공격진과 미드필더,수비라인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협력 플레이로 수비 안정과 함께 경기 주도권을 잡을 전략이다.

◇일본 ‘북한 전력을 탐색하라’ 초비상=북한과 일본의 첫 경기는 그야말로 축구전쟁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놓고 그라운드에서 벌이는 대결. 그러나 북한이 얼마 전 보내온 일본인 납치 피해자의 유골이 가짜로 드러나면서 악화된 북일관계 탓에 축구경기 이상의 의미와 함께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일 축구가 국제무대에서 맞대결을 갖기는 미국월드컵 최종 예선이 열린 1993년 이후 12년 만이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9위 일본이 북한(97위)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상대가 북한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홈 경기임에도 불안한 모습이 역력하다. 75년 이후 상대 전적도 4승3무4패로 호각세.

북한축구에 대한 일본의 불안감은 상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일본프로축구 J리그에서 뛰고 있는 안영학(나고야),이한재(히로시마)와 2차 예선에서 4골을 뽑아낸 홍영조가 그나마 일본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전력. 일본은 4일 해외파 3명이 포함된 북한전 예비엔트리(24명)를 발표했지만 2002한일월드컵에서 뛰었던 나카타 히데토시(피오렌티나)와 이나모토 준이치(웨스트브롬위치)가 부상으로 빠져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아시아 2차예선 5조에서 3승2무1패(승점11)를 거둬 최종 예선에 오른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8강 이후 40년만에 두번째 월드컵 본선무대를 노리고 있다. 윤정수(43) 감독이 이끄는 북한의 최대 강점은 특유의 조직력과 강한 정신력. 주전 상당수가 부상과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전하고 있지만 북한팀에 이 정도는 문제가 안 될 것이다.

이재우 조상운기자 jw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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