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공의 적’같은 범인 검거…담당형사 3년여 추적끝에 해결
기사입력 : 2005.02.04, 18:53

영화 ‘공공의 적’에서처럼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한 한 형사가 3년여만에 살인범을 붙잡았다.

2001년 8월14일 새벽 1시15분쯤 서울 마포지하철역 부근에서 회식을 마치고 폭우 속에 귀가하던 증권회사 여직원 A씨(23)가 괴한의 흉기에 수차례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우비를 입은 괴한이 오토바이에서 내려 갑자기 흉기를 휘둘렀다”는 말만 남기고 이틀 만에 숨졌다.

경찰은 마포 일대 동일수법 전과자들을 조사한 끝에 김모(24)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뒤 2003년 3월 김씨가 강도범으로 경찰에 구속되고 김씨의 차량에서 혈흔이 남아 있는 칼이 발견되면서 추가 수사에 들어갔지만 혈흔은 A씨의 혈액형과 다른 것으로 나왔다.

마포경찰서 폭력수사2팀 소속 김승배(48) 경사는 그러나 김씨가 범행에 연루됐다는 확신을 버리지 않고 김씨 주변인물들에 대한 탐문 수사를 계속한 끝에 지난달 중순 “김씨가 마포역 부근에서 여자의 핸드백을 빼앗으려다 흉기로 수차례 찔렀는데 아마 죽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다”는 주변의 진술들을 받아냈다.

김 경사는 범행에 사용된 종류의 흉기를 들고 수감 중인 김씨를 찾아가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권기석기자 keys@kmib.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