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욱 실종사건’은 중앙정보부장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망명한 김형욱씨가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된 사건이다.
역대 중정부장 중 가장 오랜기간인 6년3개월간 재임한 김형욱은 1973년 전격 경질되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1977년 6월 박동선 로비사건을 조사중이던 미 의회 청문회에서 박정희 정권에 불리한 진술을 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표적이 됐다.
박 정권은 김형욱이 김대중 납치사건과 인혁당 사건 등 유신정권의 비리를 폭로하는 회고록을 출간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윤일균 중정차장과 이용운 전 해군제독(작고) 등 친분이 있는 인사를 보내 150만달러를 줄테니 회고록 출간을 취소해달라는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 당시 54세이던 김형욱은 실종 6일 전 뉴욕에서 파리로 간 뒤 특급호텔인 리츠호텔에 묵다가 10월7일 ‘키 큰 동양인’ 2명과 함께 2류 호텔인 웨스트엔드호텔로 옮긴 뒤 오후 7시쯤 프랑스 파리 ‘르 그랑 세르클’ 카지노를 나선 이후 실종됐다.
김형욱은 파리에서 중앙정보부원에게 살해돼 무거운 추에 매달려 센강에 던져졌다느니,비밀리에 청와대로 압송돼 청와대 지하실에서 사살당했다느니 하는 등의 억측만 난무한 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