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발간되는 국방백서에서 주적표현이 10년만에 삭제된다.
윤광웅 국방부장관은 국방회관에서 가진 중앙일간지 논설위원 및 해설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주적개념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기본방침이나 단지 표현방법만 대내외로 구분해 사용하기로 했다”며 “공개문서인 국방백서에는 ‘북한은 주적’이라는 표현 대신에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실체적 군사위협을 적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백서에는 재래식 전력과 대량살상무기 등으로 인해 북한이 군사적으로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부문서인 정신교육교재 등에는 주적표현을 변동없이 유지한다”고 말했다.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정훈교육 교재에는 ‘북한정권과 이를 추종하는 북한군은 우리 생존과 번영을 부단하게 위협해 오는 가장 핵심적인 적’, ‘북한군,북한노동당,북한정권은 국군의 적’으로 표현돼 있다.
윤 장관은 국방백서가 국방정책에 대한 대내외 홍보책자이며,대외공개문서에서 특정세력을 지정해 적으로 표현한 나라가 없으며,정부의 안보정책구상을 담은 ‘평화번영과 국가안보’와의 연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표현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평화번영과 국가안보’에는 ‘북한은 방대한 재래식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핵·미사일·화생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면서 전력을 증강하고 있어 여전히 우리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돼 있다.
주적개념은 특사교환을 위해 1994년 3월 판문점에서 열린 제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북측 박영수(2003년 사망)대표가 “전쟁이 일어나면 서울이 불바다가 되고 만다”는 공격적인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1995년 국방백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최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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