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의 실화로 뉴욕시 지하철이 9·11테러 이후 최대 피해를 입자 미국 언론이 시 당국에 대해 노숙자 수용시설 운영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 타임스는 26일 ‘지하철,피난처 아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노숙자 수백명이 지하철 터널과 통로에 기거할 수 있도록 방치되고 있는 것은 지하철 시스템의 위험한 조짐”이라며 “노숙자 구제 프로그램이 즉각 가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의 강력한 단속으로 자취를 감췄던 걸인과 부랑자들이 마이클 블룸버그 현 시장의 관용 정책으로 다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뉴욕시는 재활 지원을 거부하는 노숙자들을 해당 시설에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널은 또 지하철에 탄저균 바이러스나 독가스를 살포하는 사람들 역시 아무런 감시를 받지 않고 지하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며 취약한 지하철 보안을 지적했다. 뉴욕 포스트도 “테러리스트가 노숙자로 가장해 지하철에 침입할 수 있다”면서 “감시 카메라와 경보 장치 등 보안 시설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뉴욕시 교통당국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뉴욕시 지하철 체임버 스트리트 역에서 노숙자가 쇼핑 카트에 나무와 넝마 등을 쌓아두고 불을 피우다 불이 번지면서 중계시설의 회로와 스위치 등의 시설이 모두 망가져 하루 58만명이 이용하는 두 개 지하철 노선이 파행 운행되고 있다.
오유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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