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 식이요법’ 나왔다
국내 최초의 식이요법서로 이름으로만 전해져오다 2003년 전문이 발견된 식료찬요는 질병치료에 있어서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현대예방의학과 최근의 ‘웰빙’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저자 전순의는 오곡(五穀), 오육(五肉), 오과(五果), 오채(五菜) 등 175개의 식재료로 다스릴 수 있는 45개의 병증을 세부증상별로 나열하고 있다.
▲술병이 났을 때=술을 마신 후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날 때는 굴에 생강과 식초를 넣어 날로 먹는다. 술마신 후 갈증이 날 때는 배추 두근을 삶아 국으로 마시면 효험이 있다. 술이 깨지 않을 때는 배추씨 두홉을 잘 갈아 정화수에 타서 두번에 걸쳐 나눠 마신다.
▲눈병이 생겼을 때=눈이 침침하면 도꼬마리(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의 씨 반량을 빻고 물 두되를 넣어 즙을 낸 뒤 멥쌀 세홉을 넣어 죽을 끓여 먹으면 된다. 청맹과니가 된 사람은 토끼 간을 잘게 썰어 된장국물에 넣고 죽을 만들어 공복에 먹으면 된다.
▲부인병=젖이 나오지 않을 때는 소의 코로 국을 만들어 공복에 3~4번 마시거나 노루고기로 국을 만들어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젖이 많이 나오게 하고 싶을 때는 멧돼지 기름을 걸러 정유로 만들고 한 숟가락씩 술에 타서 하루 세번씩 열흘간 복용하면 3~4명의 아이에게 젖을 줄 수 있다.
▲부인병과 중풍을 치료하려면=뱀장어를 쌀과 삶아 먹으면 효험이 있다.
▲불임일 때=여우고기를 굽거나 삶아 먹으면 효과가 있다.
▲가슴이 답답해 잠을 자지 못할 때=산조인(멧대추씨를 볶은 것) 한량을 빻고 물 한되를 넣고 갈아 즙을 마시고 쌀 두홉을 넣고 삶아 죽을 만들어 먹는다.
▲소화가 되지 않을 때=음식을 먹고 소화가 안되면 남은 음식을 불에 태운 뒤 열 숟가락 정도의 남은 재를 술에 타 먹으면 숙식(宿食: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위장에 머물러 있는 증세)을 토하게 돼 차도가 있다.
▲기침과 딸꾹질이 심할 때=구관조 고기를 구워서 먹거나 국으로 끓여 먹으면 효험이 있다. 동의보감에도 구관조는 지혈작용을 하며 딸꾹질을 다스린다고 기술돼 있다.
▲코피가 계속 날 때=밀가루를 냉수에 타서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토혈(吐血:피를 토하는 것)을 치료하려면 홍합을 삶아 적당히 먹으면 된다.
▲갈증 해소=찹쌀 두되를 씻은 다음 뜨물을 마시면 된다. 또 쌀을 간 물을 증상이 그칠 때까지 편한대로 마시면 갈증이 풀린다.
▲뾰루지가 났을 때=뾰루지나 피고름을 없애려면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꿀을 넣어 먹으면 효험이 있다.
▲타박상=호두살을 찧어 술에 넣고 따뜻하게 마시면 넘어져서 생긴 상처가 감쪽같이 없어진다.
〈박구재·강진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