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 아벤트! 저는 한국에서 온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의 권원태 입니다.”
지난 15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중심가에 위치한 공연장 리더 할레를 빽빽하게 메운 1500여 명의 관객은 단신의 동양인이 외줄 위에서 손을 흔들며 독일어와 한국어를 섞어 인사를 건네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너무 긴장했던지 손바닥에 볼펜으로 적어 놓았던 독일어 인사말이 땀에 지워져 당황했습니다.”
지난해 세계줄타기대회에서 우승한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의 권원태(39)씨는 줄타기 경력 29년의 어름산이. 단원 20여 명과 함께 유럽 최대의 여행용 차량 및 국제관광박람회인 ‘CMT 2005’에 한국을 홍보하기 위해 슈투트가르트를 찾은 그는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도 전 세계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주인공.
“길거리 공연 때 외국인들이 중국인이냐고 물어 섭섭했다”는 권씨는 외줄에 올라서자마자 걸쭉한 재담과 묘기로 관객들을 휘어잡기 시작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그가 허궁잽이 쌍홍잽이 등의 묘기를 선보일 때마다 관객들은 가벼운 탄성과 함께 수십 차례 박수갈채를 보냈다.
“공중으로 솟아 몸을 180도 틀면서 줄에 착지하는 거중틀기가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공연시간이 너무 짧아 6가지 기술밖에 보여주지 못했지만 같은 파트너국가로 참가한 스페인의 플라멩코팀보다 더 많은 박수를 받아 뿌듯했다고. 안성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은 ‘2005년 경기 방문의 해’ 홍보를 위해 18∼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찾은 데 이어 21∼25일엔 대만에서 공연을 갖는다.
슈투트가르트=박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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