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지원서 ‘뽀샤시 사진’ 사절
“‘뽀샤시’ 사진은 사양합니다.”
대기업 채용 담당자들이 입사지원서에 붙은 각양각색의 ‘튀는 사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채용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카메라나 카메라폰이 보편화되면서 기업 입사지원서에 등장하는 사진도 천태만상이다. 3×4㎝의 반명함판 사진을 붙일 자리에 폰·캠 사진이나 ‘스티커’ 사진은 물론 ‘V질’ 사진(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턱에 괸 사진)을 붙이는 사례가 종종 등장하고 있는 것.
디지털카메라로 얼굴을 찍은 뒤 각종 이미지 프로그램으로 점을 빼거나 얼굴 색을 최대한 밝게 만드는 일명 ‘뽀샤시 사진’은 이미 보편화됐다.
과거 연예인이나 모델 지망생들이 홍보용으로 많이 사용했던 프로필 사진들도 속출하고 있다. 프로필 사진의 경우 깔끔한 정장을 하고 손을 턱에 괴고 있는 사진에서부터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비스듬히 몸을 돌려 찍은 사진까지 다양하다. 스냅사진에서 얼굴만 오려 붙이거나 애인·친구와 어깨동무를 한 뒤 자신의 얼굴만 따로 떼낸 사진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취업포털 스카우트가 기업 인사담당자 2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무성의하거나 과다한 그래픽 효과로 사진과 실제 얼굴이 다를 경우 ‘감점 요인이 된다’는 응답이 35.2%에 달했다. 또 ‘아예 탈락시킨다’는 답변도 11.7%나 됐다.
외국계 기업의 한 인사담당자는 “튀고 싶어하는 구직자들의 심리는 이해가 되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입사지원서는 휴지통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유형렬기자〉
입력: 2005년 0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