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강타한 지진 해일 피해지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에서 사역하고 있는 노종해 선교사가 현장에서 지진 해일을 통해 느낀 단상을 본보에 보내왔다. 전 세계적으로 지진 해일 재난을 통한 하나님의 뜻을 찾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장 선교사의 글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편집자
인도양 연안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16만명 이상 사상자와 막대한 재난을 발생시킨 지진 해일을 계기로 언론매체를 통한 종교인들의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고 있다. 이번 지진 해일의 이해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인류의 죄와 악에 대한 신의 심판이란 이해이다. 말레이시아 모슬렘 신학자는 “알라의 계율을 더 이상 범하지 않도록 한 경고요 교훈”이라고 했고 인도 힌두교 사제도 “이번 지진 해일은 신이 진노한 증거”라고 했다. 또한 스리랑카 불교사제도 “재앙은 불법(佛法)을 따라 살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내려진 것”이라고 했다. 기독교 신학자들 중에도 성경의 논리로 볼 때 세상에 악이 퍼질 때 하나님은 진노로 의를 이루신다고 가르치고 있다. 즉 살아있는 우리가 더욱 진실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번 지진 해일 재난은 하나님의 진노요,심판이란 것이다.
둘째,인간의 어리석음에 기인한 것이란 이해이다. 인간도 자연과 연관성을 지니도록 피조되었는데 교만해져 그 연관성을 파괴하고 생명을 경시하며 자연과 인간을 상호 분리한 결과라 보는 것이다. 이러한 증거로 야생 동물들은 지각변동을 예감하고 즉시 고산지대와 은신처로 대피해 피해를 면하였다는 점이다. 스리랑카 ‘야라 국립공원’의 코끼리 악어 물소 보아뱀 원숭이 등 수백 마리가 지진 해일 직전 도피했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 아체의 시메우레우섬은 이번 지진의 발원지에서 불과 40㎞ 거리지만 열대 해안숲 때문에 보호를 받았다. 해안 나무들은 자연변화를 감지하고 스스로 유연해진다고 한다. 반다아체 남동쪽 100㎞ 지점의 쭈록내 5개 마을도 이 해안숲 벨트에 의해 보호돼 피해가 없었다. 인간만이 자연의 연관성을 무시하고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인간의 교만과 상호 분리,사회 신분 계층의 분리 대립,생명경시,인간경시,자연과의 연관성을 파괴한 결과로 지진 해일 사태가 왔다는 것이다. 이번 지진 해일 사태를 통해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가를 심각히 깨닫고 인종 민족 국가 신분 지역 종교 사상 이념을 초월하여 서로 돕고 자연과 함께 연관성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분리와 대립의 죄를 회개하고 창조주 하나님의 뜻과 섭리에 순응하며 진실한 신앙을 가지고 사랑으로 나누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지진 해일 희생자들과 피해 복구를 위해 돕고 참여해야 하며 나아가 상호 연관성을 증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참혹한 지진 해일 피해까지도 정치적 자기과시 자기선전 자기유익을 채우는 기회로 삼지 말고 겸허히 힘써 나누며 인류구원에 참여해야 한다. <노종해 선교사(말레이시아 사역)>
정리=이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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