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빠지면 몸과 마음이 건강…99세에 도서관 찾는 독서광 김이현옹
기사입력 : 2005.01.16, 18:36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정말 입속 가시가 돋치는 기분이지. 젊은이도 책에 흠뻑 빠져보시게나.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진다우.”

올해 99세인 김이현(춘천시 온의동) 할아버지는 23째 도서관에 파묻혀 사는 독서광이다.
 
매일 오전 10∼11시가 되면 어김없이 춘천시 중앙로3가 춘천평생정보관을 찾아오후 5∼6시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읽는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꼿꼿한 자세,골덴 바지에 스웨터 차림,차분한 몸가짐과 말씨,60대같은 얼굴빛 등 도저히 99세의 할아버지 모습은 볼 수 없다.
 
신문도 맨눈으로 척척 읽으며 목소리도 우렁차고 대화도 자연스럽다.
 
젊었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는 김 할아버지의 책사랑은 지난 1966년 한 공기업 부산지사장 직을 마치면서 본격 시작됐다.
 
퇴직후 서울에서 살면서 책을 꾸준히 읽어왔고 평생 반려인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지난 82년 춘천 큰아들 집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도서관 출퇴근을 본격화했다고 한다.

왜 책을 읽느냐고 묻자 김 할아버지는 “눈을 활자에 고정시키고 집중해서 뜻을 따라가다 보면 정신이 맑아지고 마음이 평안해져 하루해가 훌쩍 지나간다”며 “책을 읽지않으면 답답해서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책을 읽으면 불면증이 사라져 생활의 활력이 되고 심신이 조화를 이루어 노후가 지루하지 않다고 했다. 그렇다고 차원 높은 책을 읽는 것은 아니고 수필이나 산문처럼 인생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들을 즐겨 읽는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오후 2∼3시까지 책을 읽고 주변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에는 신문을 읽는다.
 
신문은 보수?진보 성향의 신문을 비교하면서 읽고 시사적인 내용에도 관심을 갖는다.
 
건강 비결을 묻자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며 음식을 조심하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특히 하루에 한시간 이상씩 걷거나 조깅하는 것은 필수라고. 참을 인(忍)자를 좋아한다는 그는 자신과 함께 남을 사랑하는 ‘애기애타(愛己愛他)’의 마음가짐을 가지면 노소를 떠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춘천=변영주기자 yzbyo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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