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이변’ 지구촌 덮쳤다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 해일(쓰나미)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2005년 벽두부터 지구촌이 유례없는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북부에서는 지난 8일부터 4일째 계속된 폭우와 강풍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비행기·선박·자동차 등 대부분의 교통편이 마비상태에 빠졌다. 또 수십만 가구가 정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최고 시속 180㎞의 강풍을 동반한 이번 폭우로 세계 3대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는 하루 원유생산량 3백만배럴 중 34만배럴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북부와 아일랜드에서는 40년 만에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강이 범람하고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칼라일시에서는 홍수로 3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통신과 전기가 끊겼다.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도 폭우로 도시 일부가 물에 잠기고 침수피해를 입어 일부 지하철역이 폐쇄됐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1월 기온으로는 230년 만에 최고인 섭씨 14도를 기록하는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5일째 계속된 폭설과 폭우로 10일까지 모두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의 접경지대인 샌버나디노의 산간지방에서는 폭설로 도로가 끊기면서 200여명의 운전자가 눈 속에 갇혔다 구조됐고, LA 일대에서는 폭우로 인한 정전사태가 이어졌다. 페퍼다인 대학과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학교들은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 네바다주 북부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쏟아진 폭설로 적설량 570㎝를 기록하는 등 끊임없이 내리는 눈으로 일부 지역이 고립됐다.

브라질에는 가뭄과 폭우가 한꺼번에 찾아와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브라질 북동부 지역에는 심각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알라고아스·세르지피·페르남부코주 등의 440여개 시가 식수부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리오그란지 도술주에서는 연일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87개 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반면 중남부 4개 주에서는 강풍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져 폭풍주의보가 내려졌다.

한국에서도 겨울이 짧아지고 1월 중순에 접어든 지금까지 서울에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는 등 기상이변이 뚜렷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동안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5도쯤 올라 같은 기간 세계평균 상승치 0.6도에 비해 상승속도가 2배 이상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에서 기상 전문가들은 이같은 기상이변이 환경파괴에 따른 재앙이라고 지적하고 지구의 온도가 100년 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면 제2의 빙하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해류가 변화하면서 기상이변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유신모·김종목기자 simon@kyunghyang.com


입력: 2005년 01월 11일 17:48: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