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수출 처음으로 반도체 앞서] 한국 휴대전화 세계를 휩쓸다
기사입력 : 2004.12.28, 18:22

올해는 한국산 휴대전화가 기념비적인 실적을 세우며 세계시장을 휩쓴 한 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에 처음으로 미국의 모토로라를 밀어내고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고,LG전자와 팬택계열도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그 결과 휴대전화는 지난 11월 한달간 수출 실적 24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처음으로 반도체를 따돌리며 ‘수출의 왕좌’를 차지했다.

◇‘세계 최초’ 쏟아낸 화려한 성적표=단말기 업계 ‘빅3’인 삼성전자와 LG전자,팬택계열은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번호이동성제도 특수로 1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고,세계시장 점유율도 30% 가까이 끌어올리는 등 눈부신 실적을 올렸다.

애니콜 브랜드 탄생 1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3.8%를 기록해 핀란드의 노키아에 이은 세계 2강으로 올라섰다. 또 북미에서도 시장점유율 20.5%로 모토로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경쟁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동요하지 않고 고급 브랜드 전략을 고수한 결과다.

LG전자는 유럽의 이동통신사업자 허치슨에 3G WCDMA(3세대 비동기식 이동통신) 단말기 300만대를 공급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공략을 토대로,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6위에서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이같은 외형적인 성장도 눈에 띄지만 질적인 도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한해동안 ‘세계 최초’ 제품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특히 500만 화소 카메라폰을 처음 선보여 300만 화소에 그친 카메라폰 강국 일본을 앞질렀다. 이 제품은 90만원이 넘는 고가품인데도 출시 일주일만에 1만대 이상 팔렸다. 또 삼성전자는 가로화면 카메라폰을 처음 출시해 인기를 모았고,위성 및 지상파 DMB(디지털 멀티미디어방송)폰도 세계 최초로 내놓아 기술력을 과시했다.

LG전자는 상반기에 메가픽셀 MP3 디카폰을 출시해 40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를 누렸고,당뇨폰·지문인식폰 등 첨단 기능을 더한 휴대전화를 꾸준히 내놓았다.

세계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활약은 카메라폰·MP3폰 등 첨단 컨버전스(기술융합) 상품시장에서 정상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데다,떠오르는 시장인 브릭스(BRICs) 지역을 적극 공략한 것에 기인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브릭스중 러시아에서 3분기에 162만5000대를 팔아 판매량 1위를 차지함으로써 수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엔 세계시장 3분의1 먹는다=업계에 따르면 올해 8600만대를 판매한 삼성전자는 내년에 1억대 돌파를 기대하고 있고,LG전자는 7000만대,팬택계열은 25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내년엔 2억대 이상의 판매로 세계시장의 3분의 1을 국산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2010년쯤 상용화될 4세대 이동통신 기술선점에 집중하면서 보다폰·T모바일·허치슨 등 유럽 대형사업자들을 중심으로 3세대 휴대전화 판매도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DMB폰,3D그래픽 게임폰,화상통화폰 등 첨단제품 출시를 통해 지멘스를 누르고 4위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팬택앤큐리텔도 최근 미국 유통업체 오디오박스를 통해 내년 한해동안 단말기 1000만대를 북미에 공급키로 하는 등 세계 5위 업체로 뛰어오를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처럼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지만 노키아·모토로라 등 전통의 메이저기업들과 NEC·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들도 만만치 않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어,내년은 국내업체들에게 또다른 도전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천지우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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