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만 소년 ‘기적의 생환’…해일 덮치자 나무위 피신…10일만에 구조
기사입력 : 2005.01.07, 18:07

“나무위에서 울면서 구조되기를 기다렸지만 나중엔 눈물도 나오지 않았어요.”

아시아 지진해일이 휩쓸고 온 거대한 파도로 마을이 바닷물에 잠기자 열흘 동안 나무위에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던 14세 인도 소년이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AFP통신이 6일 보도했다.

멀리타란은 갑자기 밀어닥친 바닷물이 안다만 군도의 타파이 밍 마을을 덮치자 나무를 타고 올라가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소년은 수영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나무에 매달린 채 버텼고,열흘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바닷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렸다. 배고픔과 두려움에 지칠 대로 지친 소년은 결국 나무에서 떨어졌으나,다행히 인근 마을주민에게 발견돼 구조대에 신고됐다.

온 몸에 타박상을 입은 그는 “물과 음식 등 먹을 것이 하나도 없었고 소리내어 울면서 도와달라고 외쳤지만 소용 없었다”며 무서움에 떨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소년은 현재 인도 남부 해안도시 마드라스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부모와 함께 있다.

구조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B.S.타쿠르 육군 중장은 “황폐해진 안다만 군도에서 이 소년을 비롯해 어린아이와 여자 등 16명이 구조된 것은 정말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물 한모금 먹지 못하고 바나나와 코코넛으로 허기를 채웠다.

오유신기자 ys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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