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족 위기에 처해 있는 인도 남부 벵골만의 원시부족들과 100년 전 대재난 경험이 있는 인도네시아 아체지방 주민들이 아시아 지진해일 직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에게 진정 현대인들이 잃어버렸다는 육감(六感)이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약 500개 섬이 산재한 벵골만 해역에는 대(大)안다만족과 옹게족 자라와족 센티넬족 숌펜족 등 멸족 위기의 원시부족이 통틀어 400∼1000명 정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중 대안다만족 41명 전원과 옹게족 73명 모두가 해일이 몰려오기 전 안전지대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 인류학팀의 현지 실사가 완료돼 다른 부족들의 생존율도 파악돼야 확실히 입증되겠지만 이들은 바람의 냄새를 맡고 노젓는 소리로 바다 깊이를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환경운동가 애쉬시 로이 변호사는 “이들이 바람의 움직임과 새들의 날갯짓을 통해 자연현상을 파악하는 태고적의 지혜 덕분에 목숨을 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안다만 군도의 원시부족들은 지금도 돌을 부딪쳐 불을 피우고,수렵과 어획으로 먹을 것을 얻으며 나뭇잎과 짚으로 엮은 오두막에서 구석기시대식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이번 지진의 진앙에서 불과 40㎞ 떨어진 아체지역 시메울뤠섬 주민 약 7만명도 경미한 피해만 입고 대부분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이슬람 신문 레푸블리카는 섬 주민 6만9706명 중 인명피해가 사망 8명,실종 1명에 그쳐 수만명이 숨진 인근 지역과 큰 대조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1907년 이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지진해일에서 경험을 얻어 신속히 대피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당시 주민 대부분이 파도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이후 시메울뤠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지진이 일어나면 바다 표면을 유심히 관찰하고 수평선이 부풀어오르면 빨리 높은 곳으로 대피하라”고 가르쳐왔다는 것이다.
포트 블레어·반다 아체=AP교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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