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진해일 참사] 탈옥수들 제발로 돌아와
기사입력 : 2005.01.04, 18:35

지진해일로 교도소 벽이 붕괴돼 뜻하지 않은 자유를 얻었던 스리랑카 남부 항구도시 마타라의 탈옥수들이 스스로 교도소로 돌아와 재해복구를 돕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교도소를 덮친 해일로 벽이 무너지면서 살인 강간 폭탄제조 등 중범죄자들을 포함해 모두 413명의 재소자들이 도주했으나 사고 당일부터 제발로 돌아오기 시작해 지금까지 82명이 복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교도관 루사드 쿠마라(20)는 “사고 당시에는 마치 자연이 모든 재소자들에게 보석을 허가하는 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그날로 탈옥수들이 돌아와 정문을 노크하면서 다시 수감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돌아온 탈옥수들은 수감시설이 훼손된데다 이송할 버스들도 파괴됐으니 시내버스를 타고 인근 교도소로 가달라는 교도관들의 요청에도 대부분 순순히 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참사 당시 죄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근 주민을 구조하는데 발벗고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근 주민 마노리 쿨라수리야(37)는 “죄수들은 물난리 속에서도 아이들을 옮기거나 주민들이 지붕으로 피신하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교도관들도 일부 죄수들이 탈옥에 앞서 익사 위기에 처한 여성 교도관 3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당국은 오는 9일까지 복귀하는 죄수에게는 탈옥죄를 묻지 않을 계획이다.

정재웅기자 jw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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