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진해일 참사] 印尼아체주는 어떤 곳?…“분리독립”30여년 유혈의 땅
기사입력 : 2005.01.02, 18:21

 
 
 
 
 
 
 
 
 
 
 
 
 
 
이번 지진해일 참사의 최대 피해지역이 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단 아체주는 30년 가까이 분리독립 문제를 놓고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무력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유혈의 땅이다.

반정부군 자유아체운동(GAM)이 1976년 분리독립 투쟁에 돌입한 이래 공식적으로 1만3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반군과 정부군이 서로의 만행을 숨기기 위해 시체들을 암매장했기 때문에 실제 희생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설도 제기된다. 특히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이 집권한 2001년부터 충돌 양상은 더욱 악화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국토통합을 국정 최고목표로 삼고 아체의 분리독립 저지를 위해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희생자만 양산하고 있다. 정부는 2001년 아체 주민들이 이슬람 국가 건설을 열망하고 있는 점을 감안,이슬람교도에 대한 율법 적용을 허용하고 외교와 국방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 정책 결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특별자치법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는 독립세력들이 유화정책을 전면 거부한 채 무장투쟁을 포기하지 않자 군과 경찰을 증원,반군 GAM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전에 들어갔으며 이때부터 유혈참극이 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GAM은 2002년말 극적으로 평화협정에 서명했으나 2003년 5월 이 지역에 대한 정부의 계엄령 선포 및 군사작전 개시로 파국을 맞기도 했다.

이번 지진해일로 인한 아체지역의 사망자 수가 4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정확한 인명피해 집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당지역이 밀림인데다 정부군과 반군간의 유혈충돌로 그동안 외지인들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인구 통계 역시 신빙성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해일 참사로 정부와 독립세력간 해묵은 갈등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얼마나 구호물품 배급을 잘하느냐에 따라 이 지역 긴장이 다소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체 문제 전문가 켄 콘보이는 “양측의 평화협상 재개를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양측이 종전보다 유연한 입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일 참사 직후인 지난달 27일 이 지역에 대한 원조와 외국기자들의 활동을 제한했던 조치들을 완화하기도 했다.

남혁상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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