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해일이 삼킨 갓난아기 몸던져 구한 母情
기사입력 : 2004.12.30, 18:24

아시아 남부를 강타한 지진해일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은 세기적 대참사에서도 극적으로 살아난 이들이 있었다. 다음은 외신들이 전한 생환사례들이다.

◇문짝 붙잡고 이틀 버텨=인도 힌두스탄타임스는 13세 소녀가 해일로 불어난 물 위에서 이틀간 문짝을 붙잡고 견뎌내 살아남았다고 30일 보도했다.

메간 라지셰카르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지난 26일 해일이 인도 카니코바섬에 있는 공군기지를 급습했을 당시 부모를 포함해 77명과 함께 물에 휩쓸렸으나 이틀간 문짝을 붙잡고 떠다니다 물이 빠진 뒤 해변에 얹혀 살아났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목숨을 잃었다.

◇2세 아기 아버지 찾아=태국 관광지 카오락에서 부모와 휴가를 보내던 두 살배기 스웨덴 아기는 누군가에 의해 구조돼 길거리에 놓여졌다 극적으로 아버지와 만났다. 이 아기는 발견 당시 무슨 말인지 중얼거리고 있었으나 병원 관계자들은 어느 나라 말인지 몰라 아기의 국적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떤 사람이 스웨덴 말을 건네자 반색하는 반응을 보였던 이 아기는 결국 한 병원 웹사이트에 생존소식이 전해져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고 캐나다 일간 내셔널포스트가 전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실종됐다.

◇갓난아기 극적 구조=말레이시아 북부 페낭 섬에서는 매트리스 위에서 잠자던 생후 20일된 아기가 해일에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가다 어머니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20일된 S 툴라시는 페낭에서 유명한 바투 페링기 해변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음식점 뒷방에서 잠자던 중 해일에 밀려 떠내려가다 달려온 어머니에게 구조됐다.

◇뒤집힌 보트 붙잡고 사흘=낚시를 하다 해일에 휩쓸렸던 스리랑카의 시니 모하메드 사르푸딘은 뒤집힌 보트에 매달려 사흘간 사투를 벌인 끝에 29일 현장을 지나던 공군 헬기에 구조됐다. 헬기는 이재민들에게 비상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수도 콜롬보에서 220㎞ 떨어진 칼무나이 상공을 지나다 그를 발견했다.

◇코끼리타고 탈출=태국 푸켓의 해변에서는 일부 어린이들이 마침 주위에 있던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현장을 빠져나가 참사를 모면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코끼리는 어린이 관광객들을 위해 해변가에 있었다.

◇매트리스 위의 부부=태국 카오락의 3층짜리 해변 호텔에 투숙했던 홍콩의 한 부부는 해일에 휩쓸렸다 6시간 동안 매트리스에 의지해 표류하다 구조됐다고 홍콩 RTHK라디오가 보도했다. 호텔 객실에 있다 갑자기 들이닥친 바닷물에 쓸려내려간 이 부부는 “서로를 보면서 의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도 한몫=스리랑카 구호팀 관계자들은 남부 히카두와 해변에 고립된 영국인 관광객 36명이 위치추적시스템(GPS)이 장착된 휴대전화 덕분에 구조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구조당국은 국제전화 로밍서비스를 신청한 외국인 방문객 1만252명 전원에게 신호를 보냈으며 해변에 고립돼 있다는 한 관광객의 응답을 받고 구조에 성공했다.

남혁상기자,외신종합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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