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하루 숙박료 최고 30만원…동해 일출관광 ‘바가지 상혼’
기사입력 : 2004.12.27, 17:43

하룻 여관 숙박비가 20만원….

오는 31일 밤 경북도의 제야행사가 열리는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 인근 여관의 방 한칸 값이 사상 최고 수준인 20만원으로 치솟았다. 새해 해맞이를 앞두고 경북 동해안에는 여관·민박 등 숙박업소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예약됐고,남아있는 일부 숙박업소의 방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대구 지산동의 강모(47)씨는 오는 31일 영덕 삼사해상공원 인근 여관의 방 한칸을 20만원에 예약했다. 그것도 여관 1층에 있는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 겨우 예약했다.

인근 방갈로 또한 지난달까지 10만원 정도였으나 31일의 경우 30만원으로 뛰었고,민박도 왠만하면 10만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내년 1월1일이 토요일로 연휴가 일요일까지 이어지면서 2005년 1월1일 여관비 마저 20만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전례 없는 일이다. 현재 추세로 볼때 새해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경북 동해안을 찾게 될 관광객은 평소의 3∼4배 이상 요금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고액 숙박요금은 포항과 경주,울진지역도 마찬가지다.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문무대왕 수중릉 근처 여관들도 방값이 20만원을 넘어섰다. 그나마 예약이 거의 끝났다. 해맞이 행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해변 여관 등도 하룻밤 요금이 20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구 국우동 양모(38)씨는 “매년 숙박비를 터무니 없이 올려 받는 업주들이 미워 올해는 아예 승용차 안에서 기다렸다가 해맞이 행사에 참가할 계획”이라며 “자동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고 두툼한 외투만 준비하면 하룻밤 정도는 자동차 안에서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요금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자 영덕군은 몽골형텐트 15개를 삼사해상공원 야외행사장에 설치키로 하고 봉사단체 회원들이 음료를 제공키로 하는 등 해맞이 관광객들의 편의제공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치단체들은 지도단속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영덕군 위생과 관계자는 “터무니없이 비싼 숙박요금 때문에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숙박요금이 자율화 된 이후부터는 지도단속을 할 수 있는 법적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숙박업소를 이용하지 않고 해맞이 축제에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덕·경주=김재산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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