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억 익명 기부자는 삼아알미늄 회장 부부
기사입력 : 2004.12.21, 21:33

암 연구기금으로 써달라며 서울대병원에 익명으로 88억원 상당의 주식을 기부했던 70대 노부부는 삼아알미늄 한상구(79) 회장 부부로 밝혀졌다. 그러나 한 회장은 신분이 노출된 뒤에도 언론과 접촉을 끝까지 고사하고 회사 직원들에게까지 '함구령'을 내리는 등 기부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썼다.

본보 기자가 21일 한 회장이 출근하는 서울 역삼동 삼아알미늄 서울사무소를 찾았을 때 한 회장과 사장인 장남 남희(48)씨측은 인터뷰를 극구 사양했다. 서울사무소의 한 간부는 "언론을 통해 직원들이 대충은 알고 있지만 회장님이 전혀 말씀을 안하시니 우리로선 사실상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 회장은 1994년 부인 유순경(74)씨가 성공적으로 위암 수술을 받으면서 서울대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1999년에는 자신도 폐암 판정을 받았지만 수술을 통해 완치되자 암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지난 17일 88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 2만주를 서울대병원에 기탁했다.

평소 조용히 선행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한 회장은 신원이 공개되자 병원측에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남희씨는 서울대병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원이 알려진 것에 대해 부모님이 몹시 언짢아 하셨다"며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강준구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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