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딸기 첫눈이 내렸던 거리에 천지가 찬 기운으로 맴돌고 옷도 두툼해졌다.
늦은 귀가 길은 쓸쓸함이 따르고 시장 옆을 지나는데
백열등으로 대 낯같이 밝아 과일의 상품들이 한 눈에 들어오며
군침을 돌게 하는 빨간 딸기 팩의 상자에서 눈을 크게 떴다.
이렇게 추운 날에도 얼 마 던 지 먹을 수 있는데 제철 과일이라고 얼려 두고 겨울에 별미로 먹으려 했던 일에 피식 웃었다.
요즈음은 딱히 철을 가리지 않는 사계절의 과일 천국인 것을 잊었던 것이다.
얼마 전 비닐 하우스 재배의 성공으로 딸기 수확이 한창이요 가격도 좋다는
농민의 웃음 띤 손놀림에서도 감탄했던 것이 실제로 눈앞에 풍성한 딸기를 보며 세상 이치를 새삼 느껴본다.
고생을 거듭하고 성공한 농부에게 희망의 나라가 겨울 인 것처럼
불황의 늪에서 허우적이는 많은 사람들 딸기를 보면서 봄날을 기다릴까? 농민 들 처 럼 능치 못함이 없음을 배울까?
왕도는 없으니 원점에서 차근히 가는 길이다,
나 역시 이 밤을 하늘과 맞닿도록 가고 있으니
얼려진 찬 딸기가 먹고 싶어 걸음이 빨라진다
얼려도 딸기요 표본의 꽃으로...
2004, 12 .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