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내 각 정파가 꿈틀대고 있다.
1차 목표는 내년 3월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는 것이지만,최종 지향점은 2007년 대선에서 후보를 내는 것이다. 도화선은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의 ‘국민연금 발언 파문’이다. 김 장관쪽은 정책적 문제 제기라고 주장한 반면 다른 정파에서는 정치적 복선이 깔린 행동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전대가 가까워 질수록 계파간 합종연횡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분화(分化) 조짐을 보이고 있는 친노개혁세력 움직임이 눈에 띤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의 1등 공신인 노사모를 주축으로 ‘국민참여연대’가 추진되고 있는데,이들의 목표가 우리당 ‘접수’다. 국참연은 개혁당파의 유시민 의원이 이끌고 있는 ‘참여정치연구회’와 각을 세우고 있다. 벌써부터 양 진영에서는 노선투쟁과 함께 당원 확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개혁당 출신 한 의원은 26일 “국참연은 당내 특정세력을 지지하는 모임”이라고 비난했다.
김근태 장관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재야파는 조직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눈치다. 핵심 의원은 “김 장관 발언의 진의가 당내에서 왜곡됐을 때 즉각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치력을 강화해야겠다는 의지가 배어있는 것이다. 지원 세력인 국민정치연구회 의원들도 최근 모임을 갖고 내실화 등 조직강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권을 놓고 개혁당 그룹과의 연대 가능성도 높다.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으로 대변되는 당권파는 전대 출마 후보를 놓고 내부 정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8월 낙마한 신 전 의장이 ‘명예회복’을 기치로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지만,계파내에서 반대가 많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관리형 당 의장 후보를 옹립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4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천정배 원내대표의 거취도 변수다. 천 대표쪽은 당의장과 원내대표 연임을 두고 저울질중이다.
그동안 당권과는 일정한 거리를 둬왔던 이른바 ‘친노직계’ 의원들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문희상,김혁규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당의장 후보에 올라 있다. 노 대통령의 측근 이광재 의원이 주도하는 의정연구센터 소속 의원들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친노직계 의원들이 전면에 나설 경우 주변에서 ‘대통령이 당까지 장악했다’는 비난이 나올 수 있다는게 부담이다.
끝으로 내년 전대전에는 중도파의 캐스팅 보트 역할도 주목된다. 의원 31명이 참여하는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은 지난 23일 회동을 갖고 전대에서 노선을 같이하는 후보를 지지키로 했다.
한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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