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수재들이 모인다는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찾아온다. SBS가 22일부터 시작하는 새 월화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하버드대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들의 사랑 이야기다.
등장하는 네 명의 젊은이들은 모두 하버드 학생이거나 하버드 출신이다. 공부와 사랑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김래원과 이정진은 로스쿨 학생이고,둘의 사랑을 함께 받는 김태희는 의대생이다. 이정진을 사랑하는 김민은 비즈니스스쿨 출신의 로펌 경영자. 다들 한국 최고의 엘리트 청년들이다.
17일 기자들을 상대로 시사 초반 촬영분은 미국 대학의 고풍스런 건물과 그 곳 학생들의 열정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파리의 연인’이 젊은 파리 여행에 대한 환상을 잘 이용했다면,이 드라마는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보는 유학의 꿈을 건드리고 있다. 그러나 실제 드라마에 나오는 대학은 USC(남가주대)와 UCLA(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이다. 하버드대는 교내 촬영을 엄격히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 대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더구나 생활 영어가 아니라 미국 일반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법률 용어가 많아 촬영 내내 애를 먹었다. 이정진은 “한국 말로 해도 어려운 법률 용어를 영어로 하려니까 정말 힘들었다”고 했고,이장수 PD는 “1시간이면 될 걸 5시간 걸려 찍어야 했다”고 말했다.
하버드와 러브스토리를 두 축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초반 하버드로 시청자를 유혹한 후 러브스토리로 묶어두겠다는 전략인 듯하다. 총 16부작인 이 드라마의 전반 8부는 하버드대를 배경으로 한 유학생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미국에서 촬영됐고 이장수 PD가 연출했다. 후반 8부는 이들이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로펌에 취직한 후의 얘기를 다룬다. 한국에서 촬영할 예정이며 이진석 PD가 연출을 맡는다. 한 드라마를 두 명의 PD가 반반씩 연출하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멜로 축은 기본적으로 중첩된 삼각관계다. 김태희를 놓고 김래원과 이정진이 갈등하고,두 남자는 각각 정솔희와 김민의 사랑을 받는다. 정솔희와 김민이 부유층의 딸인 반면 김태희는 가난한 유학생이다. 김태희는 “그동안 서울대생이라는 게 연기에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쪽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래원도 ‘옥탑방 고양이’ 이후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작품으로 반전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편당 3억원,총 50억원의 제작비가 투여된 이 드라마는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이장수 PD는 “하버드를 선택한 것은 국제적으로 먹힐 수 있는 소재라는 점이 고려된 것”이라며 “외국 판매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김남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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