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관 개설 ‘카페 USA’에 비난·욕설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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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 대사관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개설 며칠 만에 국내 네티즌들의 비난과 욕설의 장으로 변질됐다. ‘국제적 망신’이라며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주한 미대사관은 ‘현안에 대한 한국민과 미국대사관의 쌍방향 대화’라는 취지로 인터넷 포털 다에 ‘Cafe USA’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열었다. 15일 현재 이 카페 자유게시판에는 1,460건이 넘는 글이 올라오는 등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 회원수도 4,400명을 넘었다.

문제는 폭주하는 글들의 상당수가 ‘노무현 정권은 빨갱이’라는 등의 한국정부나 주한미군을 비난하거나 반대로 이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내용들이라는 데 있다.

한 네티즌은 ‘김정일과 노무현 정권은 멸망되어야 하는데, 미국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 국민을 학살하려 한다”며 노대통령을 ‘학살자’로 몰아붙이기까지 했다. 또 일부 네티즌은 ‘범죄집단, 학살집단 주한미군 몰아내자’ ‘수구보수여 주둥이 닥쳐라’ 등의 글을 올렸다.

급기야 크리스토퍼 힐 미대사가 호소했다. 그는 지난 12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정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으나 Cafe USA는 그러한 견해를 피력하는 곳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카페 운영자도 “최근 며칠간 욕설과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글이 증가했고, 음란사진 및 한국정부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부적절한 사진들이 발견됐다. 이를 삭제할 수밖에 없으며, 부적절한 글을 올린 몇몇 네티즌들의 글 게재를 금지했다”고 밝혔다.

‘나무’라는 ID의 네티즌은 “좌우익을 떠나서, 도대체 나라 망신 좀 그만 시키자. 남의 나라 대사관에서 만든 카페에 몰려와서 빨갱이고 수구보수고 친일파고 누워서 침뱉기 좀 그만하자”며 자제를 촉구했다.

〈박영환기자 yhpark@kyunghyang.com


입력: 2004년 11월 15일 18: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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