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北核 발언’ 美언론 “한국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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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북핵관련 LA발언에 대해 미국의 언론들은 대부분 한국이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쓰지 못하도록 경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언론들은 특히 노대통령의 발언이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러나 이날이 주말이어서 미 행정부의 반응은 없었다.
LA타임스는 노대통령이 북핵해결을 위해선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며, 북한의 핵개발 노력이 공격용이 아니라는 등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강경노선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노대통령의 연설에 참가한 참석자들의 말을 빌려 노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1968년의 푸에블로호 나포사건 때 한국에 있었다는 한 고교 교사는 “노 대통령이 설명한 북한은 내가 알고 있는 북한이 아니다”면서 “노대통령 연설에 얼떨떨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두 한국계 대학생도 대통령이 대북협상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고 북한을 너무 많이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도 노대통령의 연설내용을 자세히 전하면서 “한반도에서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미국의) 강경정책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노대통령이 북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지지를 모색할 것이며, 이를 위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부시 미 대통령과 다른 지도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노대통령이 한국의 핵물질 실험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은 미국에 대해 강경한 북핵정책 대신 대화를 하도록 촉구한 반면 북한은 미국이 (대북) 입장을 바꾸면 위기를 풀 수 있는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대비해 보도했다.
〈 워싱턴|정동식특파원 dosjeong@kyunghyang.com〉
입력: 2004년 11월 14일 17:4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