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낙엽의 소리 금요일은 약속의 날이다.
쌀쌀한 날씨에 시간을 맞추려니 투덜거려진다.
이제는 이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스를 탄다.
오직 주 만 바라보며 감사로 섬기는데 힘들고 싫어진다. 맨 뒤꽁무니로 앉아서 공부를 하는데
목사님께서 내년에 구역 장하기 싫은 사람 손들기란다. 마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본 듯 하시는
신령하신 목사님! 속으로 웃으면서 항복을 한다. '내가 주를 떠나 무엇을 하오리까!' 주께 매인 몸이거늘 뜻대로 하소서 였다
교회를 나서며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데 저만치 노란 은행잎이 비 가되어 우수수 떨어지기에 손바닥을 폈다.
한 잎이 사뿐 내려 얹져 지는데 연하고 작은 잎이라 안쓰러워 버리지 않고 책갈피에 넣었다.
문득 나를 이 은행잎처럼 주의 품속에 있게 하심이 아닌가! 생각하며
세상에서는 필요 없는 낙엽 같을지라도 나를 도장 같이 새겼다는 주의 말씀을 새삼 느끼는 심방길이다.
또 한 잎 머리 위에 큰 낙엽이 떨이 지고 나 딩굴며 날리 워 가는 것을 보니
웃을 수 있다는 행복함에 엉성해진 가지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마치 스데반 에게 보이셨던 그 모습을 내 눈에 비쳐 주시는 듯
좌로 우로 치우치지 말라고 낙엽으로 소리하신다......
2004,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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