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의 소리
  하 현주(bebe322111@hotmail.com)

 
제목:낙엽의 소리
  
금요일은 약속의 날이다.

쌀쌀한 날씨에 시간을 맞추려니
투덜거려진다.

이제는 
이일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스를 탄다.

오직 
주 만 바라보며 감사로 섬기는데
힘들고 싫어진다.
맨 뒤꽁무니로 앉아서 공부를 하는데


목사님께서
내년에 구역 장하기 싫은 사람 손들기란다.
마치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본 듯 하시는

신령하신 목사님!
속으로 웃으면서 항복을 한다.
'내가 주를 떠나 무엇을 하오리까!'
주께 매인 몸이거늘 뜻대로 하소서 였다

교회를 나서며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데
저만치 노란 은행잎이 비 가되어
우수수 떨어지기에 손바닥을 폈다.

한 잎이 사뿐 내려 얹져 지는데
연하고 작은 잎이라
안쓰러워 버리지 않고 책갈피에 넣었다.

문득
나를  이 은행잎처럼 주의 품속에
있게 하심이 아닌가! 생각하며


세상에서는 
필요 없는 낙엽 같을지라도
나를 도장 같이  새겼다는
주의 말씀을  새삼 느끼는 심방길이다.

또 한 잎 
머리 위에 큰 낙엽이 떨이 지고
나 딩굴며 날리 워 가는 것을 보니

웃을 수 있다는 행복함에 
엉성해진 가지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마치
스데반 에게 보이셨던 그 모습을
내 눈에 비쳐 주시는 듯

좌로 우로 치우치지 말라고
낙엽으로 소리하신다......

2004, 11, 5.

양희순 (hsyang1029@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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