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목없다” “고마워요” 눈물바다…갓난아이때 입양 나오미양,생부모 상봉

기사입력 : 2004.11.09, 18:24

 
 
 
 
 
 
 
 
 
 
 
 
 
 
 
 
“엄마,아빠”

조산아(미숙아)로 태어나 벨기에로 입양됐던 입양아가 17년만에 한국땅을 밟고 친부모를 만났다.

올해 9월 벨기에의 한 대학 건축학과에 입학한 나오미(18·한국명 우미화)양이 친부모 찾기에 나선 것은 올해 초부터다.

나오미양의 입양기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양어머니가 적극 도왔고 다행히 연락이 닿은 국내에 있는 한 자원봉사자가 8월 중순 서울청 민원실에 나오미양의 사연을 접수해 주었다.

이후 경찰은 나오미양을 입양 보낸 홀트아동복지회 입양기록을 근거로 경찰전산망과 동사무소 전산망을 조회해 5일만에 친부모가 경북 구미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생후 4개월만에 입양돼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나오미양은 통역을 통해 “친부모와 핏줄이 너무나 그리웠다”며 “내가 엄마에게 화를 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늦게라도 나를 찾아와준 엄마와 아빠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17년 만에 딸을 만난 친 아버지 우모(49)씨는 “면목이 없다.당시 어려웠지만 함께 있어야 했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나오미양의 어머니 이모(43)씨 역시 “야채행상을 하며 어렵게 생활하던때라 셋째로 얻은 딸아이를 입양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임신한 지 8개월만에 아이가 태어난 탓인지 입양보내기 전까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몸이 약해 늘 마음에 걸렸다”며 내내 눈물을 쏟았다.

이에 대해 양어머니 모니크(53·번역가)씨는 “특별히 아픈데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고 성격이 밝아 친구들도 많다”며 “똑똑한 나오미는 우리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이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방학기간을 맞아 양어머니와 입국한 나오미양은 이날 친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낸뒤 이후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양오빠 조나단(21)과 함께 수원에 머문뒤 14일 벨기에로 돌아갈 예정이다.

엄기영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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