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목소리] 관광버스 이용한 묻지마 관광 버스 안과 도착지의 탈선 목불인견
기사입력 : 2004.10.17, 18:11

지난 주말 계모임에서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등산을 간다고 하기에 아무것도 모르고 동참하게 되었다. 시내 몇곳을 통과하면서 승객들이 탑승하기 시작했는데 탑승자들의 옷차림을 보니 등산복 차림이 아니어서 왠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대다수의 탑승객들이 평상복 차림이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서 30여분을 간 뒤 여자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나타나더니 “오늘 미치도록 한번 놀아보자”면서 분위기를 잡는 것이었다. 그리고 강제로 소주를 몇잔씩 돌린 후 차례대로 노래를 시키면서 남자들에게는 돈을 받아 챙기는 것이었다.

노래가 한 차례 끝난 후 2부가 시작되자 사회자가 탑승객 모두 차내 좁은 통로로 나오라고 하더니 반주에 맞추어서 춤을 추도록 했는데 그 광경이 정말 눈 뜨고는 볼 수 없었다.

고속도로에서 과속을 하면서 40여명이 춤을 추니 버스에 탑승한 것이 아니라 파도 속에 배를 타고가는 것 같았다. 버스가 방향을 틀면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의자에 부딛치는 사람이 속출했다.

운행중 교통 순찰차가 나타나면 운전기사가 얼른 스피커를 끄고 관광객들은 일사불란하게 자리에 앉는 모습을 보면서 이것만 말로만 듣던 ‘묻지마 관광팀’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운전기사,사회자,승객들이 고도로 훈련된 전문팀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몇시간을 뛰어 놀더니만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사회자가 하는 말이 “목적지는 다왔으니 짝을 맞추어서 놀다가 3시간뒤에 버스에 탑승하라”는 것이었다.

일행 중에 산에 오르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하도 어이가 없고 부끄러워서 동행한 무리들을 벗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혼자 발걸음을 집으로 돌리게 되었다.

박기근(인터넷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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