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덴 파래 의 꽃이 피었어요
노후의 소일거리로 화분을 가꾸는 취미를 가지라고 의사들의 권 면이다.
귀찮은 생각만 앞섰는데 마침 꽃은 다 떨어지고 잎새만 남은 덴 파래 화분이 있어 가꾸어 보려고
물을 먹이고 햇볕을 쐬고 영양제 꽂아주고 정성을 들였더니
다시금 꽃대가 올라오며 봉오리들도 맺히고 꽈리처럼 통통해진다.
그런데 금방 터질듯하면서 영 피지 않던 꽃망울이 내 마음을 아는지
어느 날 이른 아침에 활짝 핀 꽃으로 빵끗이 반겨주는 것 이였다.
"어머나! 꽃 님이 피었어요!" 큰소리로 외쳤다.
참으로 식물의 신비함을 체득하는 즐거움에 경 이로 움 마 져 느끼는 순간 이였다.
한번 꽃피고 떨어진 "난" 종류는 두 번 꽃 보기가 쉽지 않다니까 가꾸는 마음에 재미를 알게 하는데
때마침 멀리 있는 손녀한테서 전화가 왔다.
다른 아이 들 처 럼 할아버지 할머니도 벤쿠버에 와서 같이 "살아요!"한다.
코끝이 찡해진다. 야단도 치고 엄하게도 했건만 정을 아는 그 마음에 "할 배 할 매"의 꽃이 피고 있는 것이었다.
이래서 더불어 사는 늙은이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핀다.
화분에서 피어나는 꽃망울처럼... 2004 /10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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