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가지 표정이 있는 곳, 홍콩

홍콩은 경이로운 도시다. 하늘을 찌를 듯한 마천루가 즐비하고 도로를 산책하노라면 생각지도 않는 시궁창 냄새가 질겁한다. 없는 게 없는 최고의 쇼핑 시설을 자랑하는가 하면 벼룩시장 같은 야시장에 사람들이 넘쳐난다. 너무 달라 색다른 여행, 주말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는 홍콩 여행.

- 신나는 관광 -

해양공원(Ocean Park / Middle Kingdom)은 애버딘과 리펄스베이 사이에 위치한 대단위 레저타운이다.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큰 규모다. 오션 파크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옥외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한 해 3백40만 명 정도의 방문객이 찾는다. 이 에스켈러에터 외에도 로랜드 파크와 헤드랜드 파크를 연결 운행하는 케이블카가 있다. 알뜰 포인트, 공항에서 나눠주는 팜플렛을 보면 해양공원 입장료가 10% 할인되는 티켓이 붙어있다. 해양공원 입구에서만 할인이 된다.



오션 파크에는 5천년 중국문화가 한눈에 조망되는 미들 킹덤이 시선을 끈다. 중국 역사의 13개 왕조를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지켜보는 것 같다. 당시 장인들의 일하는 모습까지 재현하여 사실감을 더하고 있다. 파크 중앙에는 단청으로 장식된 건물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수나라와 당나라 시대의 예술생활을 엿볼 수 있다.

최근에는 17마리의 공룡들을 재현해놓았으며, 세계 최대의 산호수족관, 조류원, 나비전시관 등이 흥미를 돋운다. 해양공원 옆의 워터 월드에도 최첨단 놀이기구가 즐비하고 헤드랜드 파크에서는 각종 수중동물들의 다양한 쇼를 관람할 수 있다.



시내 관광을 할 때는 홍콩의 명물인 2층 버스를 타 보는 것도 여행의 맛을 더한다. 또한 지하철 여행은 MTR라고 하는데, 중간 칸막이가 없어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이 보인다. 굽은 길을 만나면 앞에서부터 휘어지는 모양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일일이 잔돈을 만들어 다니기보다 옥토퍼스 카드를 사서 가지고 다니면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없다. 지하철역 고객센터에서 판매하며 잔액은 환불도 된다.

- 황홀한 여유 -

영화 ‘모정’ 으로 잘 알려진 리펄스베이.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로 우리에게도 낯익은 아름다운 리펄스베이 해변에는 해수욕이나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은 홍콩 패키지 상품마다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패키지는 핵심 관광지만 묶어 짧은 시간에 다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흔한 곳이라는 선입견으로 무시했다간 중요 관광지를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리펄스베이는 특별히 아름다운 해변이라 할 수 없지만, 관음상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침사추이는 홍콩 하면 떠올릴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공항의 맥도널드 입구 바로 옆에 2층 버스 티켓 테이블에서 표를 구해 이동해야 한다. 침사추이행 티켓(33홍콩달러)을 사서 공항기차 오른쪽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이용해 승차하면 20∼30분 정도 소요된다. 도착하면 누구나 입이 떡 벌어진다. 간판이며 상가들, 쭉쭉 뻗은 아파트가 압권이다. 그리고 지저분해서 또 한번 놀란다. 센트럴 지역이 샐러리맨이 많은 현대적인 풍광이라면, 침사추이는 전형적인 상업지역이다. 쇼핑을 위하여 몰려드는 전 세계 관광객들로 늘 번잡하다. ‘연인의 거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열대우림으로 꾸민 ‘홍콩 파크’에서 자유시간을 즐기고, 홍콩의 대표적인 사원 ‘웡타이신 사원’에서 홍콩 체험을 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붉은 기둥과 파란색 장식 띠가 있는 금색 지붕, 노란색 격자무늬 창, 형형색색의 조각들이 눈길을 끈다. 사원의 크기는 의외로 작지만 굵은 향을 한 다발씩 들고 기도하고 점치는 모습도 재미있는 구경거리. 양아치 소년이었던 웡타이신이 만병통치약을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이 사원은 건강과 사업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복을 부르고 점을 친다고 한다. 점을 칠 때에는 숫자가 적힌 막대가 들어 있는 대나무 통을 이용한다. 사람들은 향을 피우고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소원을 빌며 산통의 막대가 나올 때까지 흔든다. 막대가 나오면, 같은 번호의 종이와 바꾸고 그 뜻을 점쟁이가 풀어준다. 그간의 여행 피로가 누적됐다면 사원 오른쪽에 있는 중국 정원에서 잠시 쉬는 것도 좋다. 입장료는 2홍콩달러, 가끔 몰래 들어가는 사람도 있는 데, 걸리면 경비원에게 망신당하기 십상이니 작은 것에 목숨 걸 필요가 없다.



- 사람 냄새나는 신천지 -

홍콩은 밤에 활기를 더한다. 야경이며 야시장 관광을 빼놓을 수 없다. 빅토리아 파크에서의 야경은 말 그대로 환상이다. 이 환상을 보기 위해 픽트램을 타고 오르는 5분 동안은 짜릿함 그 자체다. 경사가 너무 급해 이 길로 픽크램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궁금할 정도다.

빅토리아 파크에는 쇼핑센터도 있고 멋진 카페 테코도 있고 마르셰도 있다. 마담 토루소에는 유명 배우들의 밀랍 인형이 실물 크기로 배치되어 있다. 기념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홍콩의 야시장은 엄청 큰 벼룩시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홍콩 번화가 쇼핑몰에서 한 블록만 안으로 접어들면 된다. 점 보는 사람들이 죽 늘어서 있고 우리나라의 포장마차 같은 좌판도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늘어서 있다. 장난감에서 성인용품까지 없는 게 없다.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과 몽콕 야시장이 유명하다. 지도를 가지고 있으면 거리보다 호텔을 기준으로 삼으면 찾기 쉽다.

세계 최대 쇼핑몰 중의 하나인 ‘퍼시픽 플레이스(Pacific Place)’ ‘랜드마크(Landmark)’에서 여유롭게 쇼핑을 하는 재미도 홍콩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다.



중국 광동식 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고, 입에서 살살 녹는 ‘딤섬’ 도 놓칠 수 없는 산해진미다. 단, 야시장이나 일부 호텔 딤섬이 입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죽원’ 이란 음식점도 가볼 만하다. 입구에 해산물이 있는 크지 않은 홀이지만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유명한 곳이니 다소 입맛에 안 맞더라도 가봄 직하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만든 ‘Hollywood’ 레스토랑에서 캘리포니아식 정찬을 즐기거나 ‘Rick's Cafe’에서 분위기 있는 칵테일을 즐겨도 좋다.

<강석봉 기자> 작성 날짜 : 200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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