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이은상 - 가고파
< 가 고 파 >
- 이 은 상 -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이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
어릴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오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어이타가 떠나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갈까 돌아가 -
가서 한데 얼려 옛날 같이 살고 지고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져
그 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
물 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달음질하고
물 들면 뱃장에 누어 별헤다 잠 들었지
세상 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
여기 물어 보고 저기가 알아보나
내 몫엔 즐거움은 아무래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가 안기자 가 안겨 -
처자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와라 아까와 -
일하여 시름 없고 단잠들어 죄없는 몸이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들은 복된자다
부러워라 부러워 -
옛 동무 노 젓는 배에 얻어 올라 키를 잡고
한 바다 물을 따라 나명 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어름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 몸으로 살꺼이나
깨끗이도 깨끗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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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 ~ 1982 호는 鷺山(노산)
1922년부터 문학 활동
저서로 [ 노산 시조집 ], [ 노산 문선 ], [ 이충무공 전서 ], 수필집 [ 무상 ] 등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