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밟으며


초겨울의 문턱에서

약한 바람결에도 힘없이 떨어지며

이리저리 날아가 쌓이는 낙엽을 푹신한

카펫처럼  밟으며,


노란 색깔로 짙은 갈색으로 진한 단풍으로

바닥에서 엮어진 낙엽들이 무상한 날들을

돌아보게 한다.


푸르른 빛들로 싱그러움을 뽐내던 그 시절이

이렇게 말라 바스라지고 밟히며 모아서 불에

태우니 재로 남는 흔적이 우리네 그림자

같구나.


가랑잎만 굴러도 깔깔 웃던 그들의 얼굴에서

깊어가는 주름살로 낙엽이 정겨워 떨어지는

소리에 소녀처럼 귀를 기우 린 다.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하던 자들은 지는 석양처럼

자취를 묻고 말없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굴러가는

낙엽처럼 될 줄을 뉘 알았으랴...............


인생무상 한줌 재 같음을 부러 잊어버리고 천하를

손아귀에 넣으려고 버둥거려 보아도 남는 것은

빛바랜 혈통의 계보에 지나지 않는 것을 낙엽을

밟으며 음미 하게 한다.


대 부호로 떵떵 거려도 다 쓰지 못하고 돌아가니

낙엽을 밟는 소리에

있을 때 잘 쓰는 한 푼의 가치를 일깨운다.


오늘 피었다가 시들어서 아궁이에 불 소시개로

처넣을 꽃들처럼  낙엽은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며

소리 한다 .

낙엽 밟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가?

추운 날 .한적한 밤길에서.............................


2006,   11,25.을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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