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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알파(α) 컨슈머를 만드는 유니크 브랜딩 - 기대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과 브랜드 약속, 그리고 진정성
스캇 데밍 지음, 황부영 옮김 / 비앤이북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고객들의 마음과 머릿속에 당신과 당신 회사, 당신의 가치관, 즉 당신의 브랜드를 창조하는 일이야말로 성공의 핵심 요소이다."
이제 브랜드는 기업에 한정된 개념으로 쓰이지 않는다. 자기 관리라는 고전적인 행동 양식을 넘어 자기 가치를 드높이는 다양한 방법들을 체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브랜드 구축은 개인과 기업이 두루 관심을 집중하여야 하는 과제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브랜드의 의의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정립과 브랜드 가치, 브랜드 이미지 등 브랜드 위에 덧붙여진 다양한 의미들이 구체적으로 운위되지 못했다.
그런 탓에 브랜드가 현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그 드러난 위상에 비해 소홀히 다루어진 감이 없잖았다. 해마다 발표되는 브랜드 파워 상위 기업군에 관심이 집중 되기는 해도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상품성과 의미 확장성에 주목하지는 못했던 것을 그 이유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가 내장한 자기 상품성은 익히 알려져 있어 재론할 필요가 없겠다. 하지만 브랜드의 의미 확장성은 다르다. 브랜드가 전통적으로 기업에 한정된 의미로 사용되었을 때는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의미를 기업을 중심으로 논구하면 그만 이었지만 최근 사용되는 브랜드는 기업을 넘어 개인의 상품성을 담보하는 독특한 이미지 또는 특질적인 가치로 그 폭과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업은 구성원들의 동력으로 성장하고 구성원은 그가 속한 기업에 인력을 제공한다. 일반 사회(인)는 조달 가능한 노동자군을 형성한다. 기업이 스스로 생장하는 생명체가 아닌 한 구성원은 필수불가결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기업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피와 땀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옳다. 기업이 구성원을 대신해서 그 가치를 향수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보면 본래적으로 브랜드 가치는 상품 그 자체 또는 기업 자체를 뛰어넘는 무엇이라는 데 공감할 수 있을 것이며, 이 책, 『긍정적 알파 컨슈머를 만드는 유니크 브랜딩』이 기업과 상품의 브랜드를 논구하면서 그 의미를 구성원과 일반 사회인을 향해 확장하는 이유 또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약력에 따르면 저자 스캇 데밍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연가이자 기업 트레이너, 컨설턴트로 영업과 고객 서비스 분야에 관한 강연을 100회 이상 수행한 바 있다. 광고 마케팅 회사의 자산가치를 수백만 달러로 키운 저자는 이론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전력을 무기로 이 책를 이론과 실무가 적절히 조화된 책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이 책의 장점은 앞서 언급한 추세에 맞춰 브랜드의 의미를 기업과 사회 일반으로 확대한 데 있다.
"엘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은 한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콜롬비아 대학원에 언론학 교수로 출강했고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2006년 '불편한 진실이란 환경 다큐멘터리의 개봉과 전미 순회 강연을 통해 앨 고어는 진일보한 새로운 브랜드로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 ...... 클린턴이라는 브랜드는 너무나 특별하고 강력해서 (혼외 관계와 관련한 추문과 화이트 워터로 알려진 부동산 투자 문제)와 같은 불미스런 사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서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클린턴이라는 브랜드를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클린턴이 사람을 대할 때 상대에게 완전히 전념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대중을 앞에 두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음주 운전 혐의와 약물 복용에 대한 소문 등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 대신 조지 부시 대통령은 '백안관에 품위를 돌려놓길' 원하는 평범한 남자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911 테러 이후 재선에 나선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한때는 민족 국가 형성에 줄곧 반대를 하던 그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시 대통령이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는 지난 20여년 동안 놀랄 만큼 성공적인 브랜드를 개척한 독보적인 인물이다. 토크쇼 진행자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나 오프라는 영화 제작자이자 배우이며 잡지 발행인이고, 자선 사업가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녀의 브랜드는 그녀가 하는 일 모두를 넘어선다. 이는 오프라라는 브랜드가 진실하고 솔직하며, 신뢰를 줄 뿐만 아니라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성실하며 똑똑하고 성공한 여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저자가 엘 고어와 클린턴, 조지 부시, 오프라 윈프리를 위시해 톰 크루즈와 멜 깁슨를 예로 든 이유는 저자가 평소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던 신념과 일치한다. 저자는 "물건이나 조직, 세계적인 유명 인사만이 브랜드는 아니다. 모든 사람이 각기 하나의 브랜드"라고 주장해 왔다. 그런 그의 신념이 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달리 말하면 그만큼 브랜드에 관한 한 저자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저자는 광고와 마케팅을 브랜딩과 혼동하여 사용하는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 광고와 마케팅은 제품을 구입하도록 추동하는 일련의 과정이지만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력한 인식이나 신념이 될 정도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유지하는 과정'은 아니라는 것이다. 브랜딩이 특별하고 감동적인 경험을 창조하려면 진정성이 바탕에 흘러야 한다. 보기 좋다고 맛도 좋은 것은 아니기 떄문이다.
충성도 높은 소비자는 진정성 높은 브랜딩에 관심을 표명하고, 그 브랜드를 타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바로 알파 컨슈머가 태동하는 순간이다. 책 제목의 일부분으로 쓰이고 있는 알파 컨슈머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저자의 유니크 브랜딩은 알파 컨슈머를 만드는 기업 활동이자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2장은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기대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을 주지 못한 기업의 예를 통해 브랜드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의 엄밀성을 되짚는다. 그럼으로써 저자가 제1장에서 주장한 역동적인 브랜드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투사된. '시어즈'의 서비스 담당 직원이 보여준 불성실한 전화 응대와 '로열 캐리비언'의 유람선에 탑승한 승무원의 나무랄 데 없는 태도가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 장은 감동을 주는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의 결말이 어떤 희비 쌍곡선을 연출하는지 효과적으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독자는 이 장을 통해 브랜드는 구축과 유지가 쌍두마차를 끄는 두 마리 말과 같은 관계에 있음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감동은 제품에서 오지 않는다.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직원과의 소통이 감동과 불쾌감을 판가름한다.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기업에 관한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브랜드가 제대로 구축되고 유지되기 위해서는 직원 자신들이 브랜드를 창조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 로열 캐리비언의 예를 들면서 저자가 "..... 배 위의 모든 곳에서 사물이 아니라 승무원이 만들어내는 감정적인 반응이 중요한 것입니다. 배의 아름다움 같은 것만이 경험을 만들진 않습니다. 경험은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지지요.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을 이 배와 그리고 이 배의 브랜드와 묶어주는 것입니다. 사람들과 브랜드가 하나가 되는 거지요"라고 한 것은 그런 의미에서다.
형성된 브랜드는 강력한 힘을 구축한다. 그리고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감동을 줌으로써 그 힘은 보다 강화될 수 있다. 하지만 수시로 기업의 진출이 잦은 시장은 극히 유동적이다. 따라서 언제든 방심하는 사이 지배적 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다. 브랜드 파워에 자만하여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할 때 기대를 넘어서는 특별한 경험'을 주지 못하는 순간부터 브랜드는 균열 현상을 보인다. 그리고 급격히 그 지위가 허물어진다.
웬디스의 손님 중 하나가 금전적 보상을 받고자 거짓으로 웬디스에서 주문한 칠리 안에서 절단된 사람 손가락이 나왔다고 웬디스를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 여파로 지역 웬디스 체인점들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웬디스 직원들은 정리 해고와 근무시간 단축을 겪었다. 문제는 웬디스의 초기 대응에 있었다. 웬디스는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주방과 제조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침묵을 지켰던 것.
반면 독극물 사건에 연루된 존슨앤존슨은 달랐다. 타이레놀을 복용한 7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위기 상황에서 존슨앤존손은 즉각 모든 타이레놀 제품을 회수했다. 아울러 타이레놀을 구입하거나 복용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생산과정에 문제가 없음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회사 이익 보다 사람들의 안전을 중시한다는 브랜드 이미지가 강화된 것은 물론이다.
두 기업의 대응 태도는 극명하게 갈렸으며 브랜드의 운명 또한 그렇게 갈라놓았다. 브랜드는 구축도 힘이 들지만 그것을 유지하는 데도 동일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워 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브랜드가 지배적 위치를 점유하기 위한 유지 전략에 제4장부터 7장까지 4개의 장을 할애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제8장은 브랜드 이미지를 보다 견고히 하는 진정성에 대해 다룬다. 아무리 탁월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진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고객은 감동하지 않는다. 저자는 브랜드의 진정성이 곧 그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름한다고 보고 있다.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내려 진심으로 노력할 때 고객과 진실한 소통이 이뤄지고 이를 기반으로 신뢰가 쌓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럴 때 비로소 진정성 높은 브랜드의 정체성이 확보될 수 있다.
저자는 알파 컨슈머를 만드는 유니크한 브랜딩으로 브랜드의 구축과 유지, 그리고 진정성을 들었다. 그 삼자가 정립하여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상호 작용을 거듭할 때 브랜드가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아울러 브랜드를 제품과 기업에 한정된 의미를 확장해 일반 사회 단체와 개인에 이르기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한 것 또한 독특하다. 앞으로 더욱 기업과 개인은 치열한 브랜드 전쟁에 나설 전망이다. 격화된 경쟁 사회에서 브랜딩과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무리없이 진행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이 책이 적잖이 활용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