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이름과 제목으로 끌린 책이다. 소설의 내용은 모든 맞는 말이다. 시험도 아닌데, 정답을 적은 것 같다. 사람의 감정, 기억, 관계를 정확히 풀어냈다. 10꼭지의 소설이 좀 더 나아가 뭐라도 말을 해야 할 때쯤 멈췄다. 그럼 그 이후는 독자의 몫인가. 몫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 별마당 도서관을 다녀왔다. 스타필드를 별마당으로, 후훗. 그러고 보면 명사에 부여되는 단어를 어떤 형태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값이 달라진다. 그래서 글을 쓸 때도, 말을 할 때도, 나름 고상하고 세련된? 단어를 사용하려 한다. 금방 드러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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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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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나 친절을 풀어놓는 순간 지속성을 요구한다. 계속하지 않으면 상대는 변했다고 생각하고 서운함을 느낀다. 자칫 예민한 상대를 만나기라도 한다면 도덕적 노예가 되기 십상이었다. 따라서 내면을 힐링하기도 전에 자신과 상대를 킬링하게 될지도 몰랐다. (88쪽)

소설은 어차피 팔 할이 구라와 뻥이고 나머지 이 할은 자의식이 낳은 똥일 테니까. 그 말은 모든 소설이 진실을 다 이야기하지는 못한다는 말과 같다. 진실인 척하면서 이야기를 꾸밀 뿐이다. 왜 그렇까? 아무리 소설이 사람 사는 일을 다루고 있다 해도 작가 자신을 다루는 데는 서툰데다 완벽히 솔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87쪽)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오래 갈 수 있어. 독사 스무 마리 쯤 길들이는 마음으로 견뎌내야 해. 즐기는 날보다 치욕을 견디는 날이 많은 이유가 뭐겠니. 갈망하는 관계는 오래 못 가. 누군가 말했잖아. 타인이야말로 진정한 감옥이라고. 가족이라고 예외일 수 있겠니? 사무침이 없으면 원망도 없잖아. 누가 뭐래도 그 말은 진리야.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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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소소한 일상을 아주 작은 인간들이라 칭한 많은 그녀들과 적은 그들의 시, 소설, 사진, 그림등을 통해 말하는 것을 자신의 일상에 아주 잘게 버무려 말하고 있다. 

어쩌면 무의미할 정도로 이렇게 지내는 일상이 다반사일 수 있겠는데, 의지와는 무관하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래서 작가처럼 작은 것을 모아 크게도 만들어 보고,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 나눠보기도 한다.

잊었던 기억들이 불쑥 떠올라 지금 어찌할 수 없음에서 애써 마음을 다스린다. 아직도 남아있는 뚜렷한 감정들이 애꿎은 이에게로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한다. 

작다고는 하지만 일상은 아주 크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렇게도 글을 쓰고 이렇게도 책을 내는구나...

Let's march in rainy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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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인간들이 말할 때 - 이름 없는 것들을 부르는 시인의 다정한 목소리
이근화 지음 / 마음산책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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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삶을 재구성하는 ‘옳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65쪽)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지 않는다면 후속 세대나 자식들과도 원만하게 지내기 어려운 것 같다. 관대함은 자신을 지켜가는 데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115쪽)

이전 세대 예술가들의 용기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을 구상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함부로 보지 않고 내게 달린 두 개의 눈으로 무엇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133쪽)

당신의 눈은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끼는지. 욕망을 채우려는 시선과 몸짓에서 온몸이 구멍이 되는 폭발적인 감정을 아시는지. (144쪽)

공기와 같아서 매 순간 호흡해야 하는 가난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미래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공감을 기반으로 한 분배와 연대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는 점을 다 같이 조금씩 배워야 할 때이다. (181쪽)

현실과 초현실 사이를 오가는 혁명가로서 네루다의 작품을 우리는 꽤 소비해왔다. 문득 우리 사회에는 상상력이 풍부한, 수사와 비유를 이해하는, 역설과 아이러니를 구사할 줄 아는 정치가가 왜 그리 적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공동선에 대한 의지가 없는 사람들에게 너무 큰 바람일까. (236-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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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으로는 택도 없고, 터무니 없는 곳에서, 그 책방이 심리적인 기차역이 되면 안되는 걸까를, 애쓴 시인의 이야기다. 산문인거 같은데 시처럼 읽힌다. 

한 때 친구와 한 카페가 떠올랐다. 여덟명이 4잔을 주문하여 일인 일주문을 크게 써 붙이고, 알러지 있는데 봉숭아 가지고 와 씻어 달라는, 앞에 앉아 달라는 남자들 등등의 진상들이 기억난다. 우리의 카페 목적과는 한참이나 먼 현실에서 어쩔 줄 몰랐고, 어디까지 흘러갈지도 모를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덕에 작년 말에 닫았다.  

부모님 동반으로는 모임이 가능하다 하여 전원주택에 사는 동생 집에서 세배하러 모였다. 맛있는 거 만들어 먹고, 시켜도 먹고, 게임도 하고, 별채 노래방 기계로 노래도 부르고, 사위의 바이올린, 손녀들 콘트라베이스, 첼로 축가 연주도 듣고, 성가대하면서 불렀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할렐루야 등을 목청높여 같이 불렀다.

90세가 되신 아빠의 감회를 들었다. 83세가 된 엄마는 요즘 자신이 좀 성숙해진 거 같단다. 

여섯마리 강아지들과 같이 뒹글고 먹고 마시며 잠자면서 이박삼일이 금방 지나갔다. 18년 된 두눈이 멀고, 치매를 앓는 강아지를 보면서 노년의 삶을 고민했다. 우리 네 자매는 근처에서 모여 살자고... 

동물들을 싫어하는데 강아지들과 같이 보낸 자신에게 깜놀한 동생은 지난 해 할머니가 되어 많은 게 달라졌단다.

난 몸무게가 45킬로 넘어서면서, 커피도 많이 줄어들면서, 무척? 평온한 얼굴이 되었다.

모두 나이가 들면서 전반적으로 수용하고 이해하는 범위가 많이 넓어졌다. 

어찌됐든 아직도 나의 워너비는 북카페이다.   

시인의 여러가지 힘든 고단함이 아주아주 컸을지라도, 그 곳은 분명 누군가에게 등대가 되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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