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인문학 - 서울대 교수 8인의 특별한 인생수업
배철현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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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문학적인 소양은, 내가 더 강해져 남을 쉽게 이기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합니다. 우리는 일생 동안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을 배웁니다. 그런데 그것들을 배우는 이유는 나 자신을 벗어나 남의 입장에 서보는 연습을 함으로써 인간 마음에 내재한 ‘컴패션‘을 ‘밖으로 꺼내기e-ducation‘ 위함입니다. 최고의 인문학적 소양이란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암기나 이해가 아니라, 바로 자신을 없애고 타인을 내 삶의 중심으로 삼는 ‘컴패션‘입니다. (35쪽)

즉 내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배경에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내가 컨트롤하지 못합니다. 손 하나 다친 것도 내 맘대로 어떻게 해보지 못합니다. 이러한 사실을 내 생각에 대해서도 적용시켜야 합니다. 즉 내 생각이라고 해서 내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믿고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하면 감당이 안 됩니다. 내 것이라고 생각해서 내 생각을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안 돼서 우리가 다 고민하면서 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미운 감정 하나도 내 맘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것을 먼저 인지해야 합니다. (77-78쪽)

또한 일본 문제와 별개로 과거에 대한 우리들 자신의 자세에 대해서도 성찰을 해볼 만합니다. 우리는 치욕적인 친일 매국의 과거에 대해, 군부의 쿠데타와 독재의 과거에 대해 어떠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까요? 50년대 독일이 그러했던 것처럼 ‘화합‘의 미명 아래 지나간 과오를 성급하게 덮어버림으로써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171쪽)

사람들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데서 우리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하면 할수록 우리는 그것들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예속된다. 따라서 소유양식은 주체와 객체 모두를 ‘물건‘으로 만들어버리고 여기에서 주체와 객체의 관계는 죽은 관계가 되어버린다. 이러한 소유양식의 반대가 존재양식인즉, 존재양식의 삶을 살 때 사람들은 다른 인간들이나 사물들과 대립되는 협소한 자아에서 탈피해 자신뿐 아니라 다른 모든 존재자의 신성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와 함께 다른 인간드들과 사물들에 대해서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며 그들의 성장을 도우려고 합니다. (304쪽)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전 존재와의 결별, 혹독한 오늘의 시련과 고통이 필요한즉, 지금 이 순간의 고통이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할 것임을 굳게 믿어라. (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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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지, 어떻게 살고 있지, 무엇을 하고 있고, 무엇을 원하는 거지, 지금 하는 일은, 사람은, 어떻게 관계 맺고,  앞으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맴도는 질문에 답을 낼 수가 없다. 오지선다도, 사지선다도, 양자택일도 할 수 없는 질문들이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이 현재의 나에게 위로가 된다면 그게 가장 큰 즐거움이고 다행이다. 음, '여자의 문장'이라, 저자의 인생을 바꾼 문장들이니, 나와는 거리가 멀었다면... 어느 순간 답답함이 조금씩 차오르면 마음을 점검 할 싯점인데, 지금이 그때이다... 그래서 잡은 책이지만, 여전히 가시지 않는 답답함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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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문장 - 책 속의 한 문장이 여자의 삶을 일으켜 세운다
한귀은 지음 / 홍익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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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선물 자체에 남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 그 ‘맥락‘에 더 진실이 숨어 있다고 생각한다. 여자들은 정말로 콘텍스트주의자인 셈이다. (51-52쪽)

달리기나 걷기는 삶의 메타포metaphor, 은유이며, 내가 이겨야 할 것은 과거의 나 자신이다. 뛰거나 걷기는 온전히 자기 몸에 집중하게 해 준다. (66쪽)

사랑을 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상상력이 있어야만 둘이 만나서 재밌을 수 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묻고 싶은 사람이 많겠지만 사랑은 변해야 한다. 물론 이 변화는 ‘퇴색‘이 아니라 ‘갱신‘의 의미다. 상상력을 통해 관계를 갱신.심화.발전시켜야지만(사랑이 그래서 어렵다) 재미와 행복과 자아계발까지도 가능하게 된다(사랑이 그래서 위대하다). (82쪽)

‘괜찮아‘ 따위의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남자를 위해 소위 착한 거짓말을 하는 여자는 착한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음흉한 여자가 될 수도 있고 원망만 많은 여자, 더 나아가 재미없고 매력 없는 여자가 될 수도 있는 거다. (144쪽)

앙드레 고르의 말대로 쾌락이란 상대에게서 가져오거나 상대에게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자신을 온전히 내어줌으로써 상대에게서 받는 ‘그 어떤 것‘이다. 그래서 섹스는 영혼의 작업인 것이다. (161쪽)

‘방‘이 아니라면 ‘틈‘이라도 가져야 한다. 온전히 자신에게 올인할 수 있는 틈.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틈. 그 틈이 개성이 되고 자유와 자존감이 되고 품위가 된다. (222쪽)

환대란 타자를 무조건 내 집에 끌고 들어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타자가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면 그를 편하게 대해주는 것이 환대다. 또 하나의 주체로서의 타자를 인정하는 것이다. 주체인 ‘나‘와 또 하나의 주체인 ‘너‘가 만나 가장 자연스러운 조합을 이룰 때 아름다운 관계가 된다. (2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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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각 시기마다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제 각각의 시기는 그 자체만으로 온전하고 전체이고 목적이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특히 노년기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 젊음만이 삶의 가치라고 여기는 풍조에 쪼그라들 필요가 없고, 노년기는 완성이고 마침표를 제대로 찍는 시기라는 것. 청년들이 이상을 실천하는 무분별은 경험부재에서 나오고, 노인의 꼰대는 얼마남지 않은 시간에서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을 지켜 축소와 소멸을 늦추는 노력이고, 뒤떨어지는 정신적 능력대신 원초적인 욕구에 안주하려고 한다는 것과 노쇠하는 건강으로 금방 무너질 삶이 될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그렇다해도 자신이 늙어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당 누려야할 삶의 권리로 받아들이면서 올바르게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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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나이 - 완성된 삶을 위하여
로마노 과르디니 지음, 김태환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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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하루하루, 모든 한 해 한 해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의 생생한 시기들입니다. 이들은 단 한 번밖에 오지않기에 우리의 삶 전체에서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위를 갖는 것입니다. 모든 삶의 시기가 전례 없이 새롭고 유일하며 또한 영원히 사라져가는 것이라는 사실, 바로 이 점에서 인간 삶의 긴장, 즉 바로 그때 그 시기의 삶을 살려는 아주 내밀한 충동이 나옵니다. 이 충동을 느끼지 못하면 곧바로 단조로움의 감정이 생겨나고, 이 감정은 절망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또한 그러한 유일무이함 때문에 지나간 어떤 것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와 함께 상실의 고통도 따르기 마련이지요. (11-12쪽)

모든 시기는 그 자체로서 고유한 특징을 지니며, 앞서 시기나 뒤따르는 시기에서 연역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 모든 시기는 삶 전체 안에서 자리를 가지고, 또 삶 전체를 향해 작용을 할 때만 완전한 의미를 얻을 수 있습니다. (17쪽)

따라서 선은 결코 그냥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선 세분화와 분류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다시 상황이 필요합니다. 선은 항상 어떤 상황 속에서 특별한 절박함을 띠고 나타납니다. 다시 말해, 지금, 여기, 특수한 사정 속에서 요구되는 선으로서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그럴 때만 선을 인식하고 명명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다. (46쪽)

전체는 오로지 독립적인 개인들에 의해 형성될 때, 그리고 독립적인 개개인의 인격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들에게 공간을 열어줄 때 비로소 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역사는 모든 개인에게서 각각 새로이 시작될 때 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58-59쪽)

이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려면 경험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위대한 이념의 타당성에 대한 신념과 올바른 것과 고귀한 것에 대한 책임의식을 간직해야 합니다. 돈과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해내고 자기 자신을 올바른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확신이 사라지지 않아야 합니다. (73-74쪽)

우리 시대에 나타난 가장 수상쩍은 현상 가운데 하나는 가치 있는 삶을 단순히 젊음과 동일시하는 경향입니다. (99쪽)

존재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언제나 존재해야 하는 것(당위)을 만들어내기 위한 출발점이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물어가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노쇠한 인간으로서는 혼자 감당하기 힘든 과제가 됩니다. 그는 그러기에는 너무 빈약해져 있지요. 기껏해야 체념, 즉 자신의 무기력을 인정하는 부정적인 태도를 넘어설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완숙한 지혜에 이른 노년기에 이미 죽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때부터 벌써 죽음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고, 자시넹게 아직 주어진 시간과 힘, 역량을 선물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137-138쪽)

이 시기들이 모여 삶 전체를 만듭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들을 다 거쳐야 비로소 전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전체는 원래부터 늘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도 있고, 마지막에도 있고, 삶의 모든 시기 각각에 전체는 늘 현전합니다. 전체는 각각의 시기를 떠받치며, 해당 시기가 그 시기 자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죠. 역으로 각 시기는 전체를 위해서, 그리고 나머지 모든 단계를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래서 어떤 시기가 손상되면 그것은 삶 전체에, 그리고 다른 모든 시기에 손상을 가져옵니다. 가령 청년에게는 올바르게 살아온 혹은 잘못 살아온 유년기가 남아 있습니다. (143쪽)

청춘의 삶만이 인간적으로 가치 있는 것이라는 위험한 유아적 사고방식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합니다. 노년기도 인간의 삶에 대한 우리의 관념 속에 하나의 가치 요소로서 포함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삶의 전 과정이 완전한 꼴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속에서 맘에 드는 한 조각만을 진자 삶이라고 여기고 나머지는 쓰레기처럼 버리는 식이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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