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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베어물면 한 시대가 입 안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저녁식사를 초대하는 이 광고를 보고 신청하지 않는 이는 없으리라. 꼭 꼭 감춰놔야 백년식당 갈 수 있는데, 그래도 누군가가 누릴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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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나쁘고 다운 될 때는 시를 읽고, 더 다운 될 때는 그림책을 본다. 강력한 치료제다. 동창인 친구의 시는 그냥 읽었을 때와 시인의 사연을 조금이라도 알고 읽었을 때의 느낌은 너무도 달랐다. 그리고 안동이 고향인 사람이 읽으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 질거다. 되풀이되며 반복되는 예것과 오래된 것을 불러와 다시 드러다보는 것으로, 지금 생생히 눈앞에 있는 것으로, 그러나 잡히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건 모를 일이다. 잡았다가 놓았는지는... 내가 쓸쓸할 때 읽으면 나보다 더 크고 깊고, 감히 엄두도 못내는 쓸쓸함이 있고, 내가 우울하면 그보다 더 절망스런 우물이 있다. 그래서 그걸 딛고 나오게 된다... 가을이 지나갔다. 다시 오지 않을 만나지 못할 올해의 가을을 보냈다... 12월 첫날 오늘은 눈이 왔다. 첫눈이 오면 하고 싶었던 일들이, 첫눈이 왔을 때의 기억들이 저 끝에 있다. 그 가을과 겨울이 다시 돌아왔지만 나는 거기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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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20
안상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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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치 사랑하는 것들과 가까이 살 수 없는 이번 생에서 나는 가끔 꿈에서나 이런 소풍을 다녀오곤 하는데 오늘도 그랬으니 한동안은 쓸쓸하지나 않은 듯 툴툴 털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소풍`중에서(13쪽)

그 사람이 아침처럼 왔을 때 나는 거기 없었네
그 사람이 봄처럼 돌아왔을 때 나는 거기 없었네
아무리 급해도 내일로 갈 수 없고
아무리 미련이 남아도 어제로 돌아갈 수 없네
시간이 가고 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네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네
그때 나는 거기 서서 그 사람을 기다렸어야 했네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중에서(21쪽)

그만하고 가자고
그만 가자고
내 마음 달래고 이끌며
여기까지 왔나 했는데

문득
그 꽃을 생각하니
아직도 그 앞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보이네

-늦가을(26쪽)

우리 앞길에도
땅속으로 숨어든 무지개 돌아오는 날 있을까
무채색 무지개 만드는 겨울 아침
청명이나 곡우 같은 날들 생각하는 마음속 겨울 무지개 선다.

-`겨울무지개`중에서(81쪽)

몸도 하늘의 뜻을 알아서 멀어지는데 하물며 마음인들

눈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라는 것
귀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라는 것

-`지천명`중에서(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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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와 네팔에 관한 여행기와 사진이 들어 있는 책에 "모독"이라는 제목은 의아했다. 우리가 낯선 곳을 가고, 여행을 할 때, 알지 못하면서 우리의 잣대로 이해하고 해독하고 폄하하는 것은 모독이고, 당신들의 정신이 정녕 살아 있거든 우리를 용서하지 말아달라고 저자는 겸손히 말하고 있다.

여행을 할 때는 미리 알고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입관 없이 가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이 더 낫다라고는 규정하기 어렵다. 다만 있는 그대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거 같다. 못사는 나라를 갈 때는 군림하려하고 잘사는 나라를 갈 때는 주눅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당최 떠날 때부터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다. 나의 경우다.

최근 유홍준 교수의 일본완간 기념 강연회를 다녀왔다. 일본에 대하여 관념보다는 사실과 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남아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래서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데 추상과 관념으로 막연히 알아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그러고 보면 그런게 얼마나 많은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직접 발로 가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과 너무나 다르다는 사실을 종종 알게 되지 않는가. 눈으로 귀로 듣는 것도 체감하는 것도 실지로 다를 수 있다. 타인에 대하여 함부로 읖조리고 단정짓는 것은 정말로 모독이다.

더 나아가, 나에게 할머니의 상징은 박완서님이고, 공주의 상징은 김자옥이다. 두분다 고인이 되셨지만, 할머니가 그리울 때는 이 분의 글을 읽는다. 공주님은 너무 일찍 가셨다. 아직 완전 빙의가 되지 않은 공주로 남게 되었다. 이 분들은 내가 만든 할머니와 공주의 상으로 갖고 있는 거다. 실지의 삶은 많이 다를 거라는 거, 공주님도 자식을 키우고 맴매도 했다는 거도...

또 나아가, 친구들을 만나 서울거리를 다녔다. 아직도 갈 데가 많다는 것과 우리가 서로 닮아 있다는 것과 그래서 친구가 되었다는 점이 좋았다. 자주 만나야 알 수 있고, 그 곳을 가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공부를 하고 가든 안하고 가든 함께 여행을 가도 좋은 관계가 되었다.

또 더 나아가, 티베트는 하늘과 가장 맞닿아 있는 나라로, 네팔은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로 알고 있다. 어떤이의 입으로 전해진 블라블라 내용들 중 내가 그리던 부분과 딱 맞는 것만 기억하고 간직한다. 네팔은 꼭 한 번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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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열림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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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무욕하고 겸손하고 착해 보이기만 하는 이곳 사람들을 바라보며 문득 혼란스러워졌다. 부처와 인간, 성(聖)과 속(俗)이 헷갈렸다. 내가 보기에는 있는 그대로의 저 사람들이 바로 부처로 보이고 절 안의 부처가 훨씬 더 인간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저들이 부처에게 그리도 열렬하게 그리도 겸손하게 갈구하는 건 무엇일까? 우리가 인간적인 욕망을 초극하려고 몸부림치듯이 저들은 저절로 주어진 성자 같은 조건을 돌파하려고 몸부리치는 게 아닐까 하고. (47쪽)

수많은 부처님 앞을 대충대충 통과하고 나서 보통의 티베트사람들을 대하게 될 때마다 나는 으레 혼란스러워지곤 한다. 그들이야말로 욕망을 초극한 부처고, 사치를 극한 절 안의 부처들이 오히려 번뇌 중의 속인처엄 여겨져서이다. 그러나 그런 경험을 반복하는 사이에, 어떤 종교의 신이건 신의 자격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오욕(伍慾)으로부터의 자유라는 고정관념으로 남의 신을 보는 것이 과연 옳을까 하고, 여지껏의 신관(神觀)에 다소 융통성이 생겨나고 있었다. (141쪽)

성황당 같은 돌무더기는 고개마다 있는데 고개는 바람이 통과하는 구멍 노릇도 하는 것 같다. 흔들어댈 나무도, 사람의 집문짝도, 전깃줄도 없는 바람은 허공에서 외롭게 제 목소리를 낸다. 공기 중에 흔들어댈 불순물조차 없어 조금도 굴절되지 않은 바람의 정직한 목소리를 누가 들어보았는가. 수많은 신을 만들어낸 이곳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허공에 모습을 드러냄 없이,어떤 거대한 힘을 과시하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저절로 바람의 신을 떠올리게 된다. 어떤 바람 소리는 바람의 신이 휘파람을 부는 것 같고, 어떤 바람은 바람의 신이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는 소리로 들린다. (203-205쪽)

그러니까 트레킹이란 현지인과의 친밀한 인간관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 사실은 매우 중요하고 값진 것이다. 히말라야의 무슨 무슨 봉우리를 정복했다고 자랑하는 기록적인 등반도 실은 한 등반대당 몇십 명 내지 몇백 명의 셀파를 부려야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라 잊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요새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등산 장비를 갖추고 정상에 이르러야 만족하는 본격적인 등산과 구별해서 좀 덜 모험적으로, 그러나 고되게 산을 걷는 걸 트레킹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걸 최초로 개발한 것은 네팔이라고 한다. 그 목적도 외화 부족을 해소하려는 관광 유치의 일환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네팔정부는 등산과 트레킹을 엄격하게 구별해서 6천 미터 이상의 정상을 정복하는 것을 등산으로 치고 그 이하를 걷는 걸 트레킹이라고 한다. (349~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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