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220
안상학 지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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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치 사랑하는 것들과 가까이 살 수 없는 이번 생에서 나는 가끔 꿈에서나 이런 소풍을 다녀오곤 하는데 오늘도 그랬으니 한동안은 쓸쓸하지나 않은 듯 툴툴 털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소풍`중에서(13쪽)

그 사람이 아침처럼 왔을 때 나는 거기 없었네
그 사람이 봄처럼 돌아왔을 때 나는 거기 없었네
아무리 급해도 내일로 갈 수 없고
아무리 미련이 남아도 어제로 돌아갈 수 없네
시간이 가고 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네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네
그때 나는 거기 서서 그 사람을 기다렸어야 했네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

-`그 사람은 돌아오고 나는 거기 없었네`중에서(21쪽)

그만하고 가자고
그만 가자고
내 마음 달래고 이끌며
여기까지 왔나 했는데

문득
그 꽃을 생각하니
아직도 그 앞에 쪼그리고 앉은
내가 보이네

-늦가을(26쪽)

우리 앞길에도
땅속으로 숨어든 무지개 돌아오는 날 있을까
무채색 무지개 만드는 겨울 아침
청명이나 곡우 같은 날들 생각하는 마음속 겨울 무지개 선다.

-`겨울무지개`중에서(81쪽)

몸도 하늘의 뜻을 알아서 멀어지는데 하물며 마음인들

눈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라는 것
귀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라는 것

-`지천명`중에서(1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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