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센추리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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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인생이란 분명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되는 것이지만 또한 반드시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의 과제는 `아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는 것의 가장 첫 번째 과제는 바로 나 자신에 대해 아는 일이다. 왜냐하면 나는 나의 눈을 통해, 나의 귀를 통해, 나의 생각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고 나의 언어와 행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곧 세상이기도 한다. 따라서 세상을 안다는 것은 바로 나를 아는 것이고, 나를 아는 것은 세상을 아는 것이다. 자기를 아는 것이 힘이 되는 이유는 바로 자기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기도 하고, 세상 그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알아야만 우린 운명을, 그리고 인생을 이길 수 있는 것이다. (78쪽)

다시 말해,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창으로 바라보는 것인데도 내 편의 창으로 바라보는 데만 골몰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공감이란 상대방의 창으로 바라보고자 훈련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인 셈이다. 그리고 그런 개인의 일상이 모여서 제미 리프킨이 말하는 호모 엠파티쿠스 즉, 공감하는 인류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지. (144쪽)

우리의 마음은 평상심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마치 놀이터의 시소가 제자리에서 늘 평형을 이루려고 하는 것처럼, 따라서 격양된 감정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면 그만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즉, 감정의 진폭이 넓을수록 마음이 해야 하는 일도 많아지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마음속에는 더 많은 감정의 찌꺼기들이 쌓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제때에 적절하게 배출하지 못할 때 여러 가지 신경증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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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이야기 외 7편 중 5편만 읽었다.  웬 글들이 이렇게 어려운지. 감기몸살과 내용이 뒤죽박죽, 당최 뭔소리인지 모르겠다. 명절인 설에 맞춰 '뿌리이야기'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뿌리가 없는 사람들, 타인에 의해 상실된 사람들, 뿌리를 캐내어 옮겨서 방부액을 입히고 패널에 고정하는 장면이 개인사와 역사와 맞물려 고통과 불안을 드러내고, '내가 왜 없지 않고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은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를 되묻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다는 것...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는 것... 뿌리는 당연히 있는 거고, 뿌리깊이 박고 살고 있고, 든든한 뿌리로 있는 입장에서 너무 많은 걸 누리고 살아왔다는 것... 존재에 대한 반성뿐 아니라 뿌리없는 자의 존재조차 생각못했다는 것... 그러니까 공감, 수용은 아애 없었다는 것... 반성문만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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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이야기 - 2015년 제3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김숨 외 지음 / 문학사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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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신이 태어난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존재야. 죽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존재지. 태어난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늙고, 병들고, 조용히 죽음을 맞는 존재......태어난 자리와 죽는 자리가 같은 존재." (34쪽)

"이 나무들이 이동해온 거리 말이야. 인간이 이 나무들을 태어난 자리에서 천이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 데려다 놓은 거야. 생각해봐. 한번 뿌리를 내리면, 뿌리를 내린 자리에서 일 미터도 움직이지 않는 존재가 천이백 킬로미터나 되는 거리를 날아왓다고 생각해봐. 비행기를 타고 열 시간만 이동해도 시차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 나무가 감당해야 하는 시차는 어째서 생각 못하는 거지?" (35쪽)

이따끔 미호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그려보곤 했다. 그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에 대해서. 그건 어머니의 죽음과 상관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미호는 어떤 사람의 죽음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남아 있는 사람에게 주는 기억들, 순간들이 더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 이해하고 있었다. 미호가 죽음에 고나해 알고 있는 사실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어머니의 죽음이 필연적이라면 평화롭게, 깨끗한 정적속에서 이루어졌으면 하고 바랄 뿐이었다.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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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 가장 힘들고, 지치는 건 아마 눈(目)일 거다. 가장 전방위에 위치하고 있으니까. 쉴새없이, 아무런 여과도 없이 눈만 뜨면 무자비하게 들어오는 것들에 머물러 마음과 머리로 보내 생각하고 느끼고, 주로 책과 영화에 관하여 기록한 김영하의 '보다'를 읽었다. 최근 불쾌한 기분을 만드는 일들이 주변인에 의해서 생겼고, 기분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책을 읽던지, 걷던지, 떠나든지 등등의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다. 산문집은 맛있는 피자집가서 읽었다. 그리고 '카페열한시'에 가서도 읽었다. 아주 커다란, 보통 잔으로 세잔이나 나올만한, 머그잔에 가득내린 맛있는 커피는 새로운 볼거리였다. 이런 발상도. 결국에는 누구의 눈에서 어떻게 보느냐, 오롯히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도 필요하고 기록도 필요하다는 것. 어느 정도까지... 나의 마음에 닿는 거까지, 그때그때마다, 이것이 관건이다. 모든 것에 시선을 두고 있지만 걸러내는 정도랄까. 영화와 책에 국한 된 것을 보다로 여길까. 나에게는 눈을 통한 게 나의 전체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두꺼운 안경을 끼고 있고, 많은 정보로 눈도 침침하고 따끔거리고, 떠날 때는 여분의 안경까지 챙겨야 하고... 나에게는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맡는 오감의 중심은 눈이였던 거다. 눈을 통하여 세상을 체감하고 있다. 김영하는 추후 '읽다'와 '말하다'를 연달아 낸다고 한다. 소설이 더 좋다. 저자의 말처럼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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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3786 2015-02-18 0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 그림자에게 말걸기 책을 구하고 있습니다 혹시 가지고 계시면 연락주시겠어요??ㅜㅜ

010 3546 9264

JUNE 2015-02-23 22:12   좋아요 0 | URL
어떡하죠. 몇일동안 찾았는데. 눈에 띄지 않네요. 책들이 뒤죽박죽 섞여 꽂혀있고, 쌓여있고, 엉망이라, 또 누가 가지고 갔을 수도 있고요. 나중에 찾게 되면 연락드릴게요...
 
보다 - 김영하의 인사이트 아웃사이트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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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미드나잇]에서 이제 사십대에 다다른 셀린(줄리 델피)은 제시에게 묻는다. "지금의 나를 만난다면 이번에도 기차에서 뛰어내릴 건가요?" 비엔나에서 만난 사람과 같이 살고 있지 않은 나는 비슷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본다. "그녀를 만나리라는 확신도 없이 무작정 부다페스트행 기차에 다시 오를 수 있겠는가?" 그럴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행동은 스물여덟 살에게나 어울린다. 그럼 사십대의 남자에게는 무엇이 어울리나? 바로 지금 하고 있는 것들. 극장의 어둠 속에 몸을 파묻고 영화 보기, 달콤쌉사름한 회고담 늘어놓기, 그러다 혼자 괜히 쓸쓸한 기분에 젖어 맥주 마시기, 그리고 글쓰기. 이십대는 몸으로, 사십대는 머리로 산다. 살아보니 둘 다 나름대로 좋았다. 이제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찍을 다음 영화를 기다린다. 내가 어쩌면 살았을 수도 있었을 또다른 삶을 기다리는 기분으로. (68쪽)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겪은 일을 `진심`을 담아 전하기만 하면 상대에게 전달되리라고 믿음 속에서 살아간다. 호메로스는 이미 이천팔백여 년 전에 그런 믿음이 얼마나 헛된 것인가를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진심은 전달되지 않는다. 진심 역시 `잘 설계된 우회로`를 통해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된다. 그게 이 세상에 아직도 이야기가, 그리고 작가가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116쪽)

책값은 패스트패션의 가장 저렴한 옷값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싸다. 지난 십 년간 우리나라의 물가는 36퍼센트가 올랐는데 책값은 불과 18.5퍼센트밖에 오르지 않았다. 실제 가치로 본다면 책값은 십 년 사이에 더 떨어진 것이다. 종잇값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 판에 책은 왜 더 싸지는 것일까. 스위스 명품 시계 회사 사장의 인터뷰에 힌트가 있다. 당신네 회사 시계는 왜 그렇게 비싸냐고 묻는 기자에게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필요가 없으니까요." 의아해하는 기자에게 이렇게 부연했다.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물건은 값이 떨어집니다. 많은 회사들이 뛰어들어 서로 경쟁하며 값싸게 생산할 방법을 결국 찾아내거든요. 저희가 만드는 시계는 사람들에게 필수품이 아닙니다. 그러니 값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160쪽)

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데에서 좀더 나아가야 한다. 보고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해 쓰거나 말하고, 그 글과 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직접 접하지 않고서는, 다시 말해, 경험을 정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타자와 대화하지 않는다면, 보고 들은 것은 곧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우리는 정보와 영상이 넘져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뭔가를 `본다`고 믿지만 우리가 봤다고 믿는 그 무언가는 홍수에 떠내려오는 장롱 문짝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리고 우리 정신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보기 위해서라도 책상 앞에 앉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생각의 가장 훌륭한 도구는 그 생각을 적는 것이다. (2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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