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저 책을 읽기도 하고 이곳 저곳으로 너무 돌아다녀 한달이 안되어 타이어를 두번씩이나 교체했다. 거금이 나갔다. 재수없어서 못이 두번이나 박혔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지만, 이건 뭐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그리고 책을 읽었으면 읽은 내용에 대하여 뭔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남겨야 한다는 강박같은 그러한 생각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쓸 말도 없는데 잡힐 듯한 생각만 머리를 휘젓고 다니고 있는데, 미루다 그렇게 덥더니 공기에서 선선함이 묻어나고 바깥 하늘은 가을 같아서 쓱 나가보면 더위가 남아 있지만. 그래도 벌써 가을이 보인다.
김연수 '시절일기', 윤대녕 '칼과 입술', 추리소설 두권까지 카페에 가서 읽다가 도서관 가서 읽다가 영화 '누구나 아는 비밀'을 보았고, 소노빌리지로 휴가도 다녀왔고, 또 또또 뭔가를 열심히 했고, 가만 있지를 못했다. 이런, 무엇을 안하고서 있다는 게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
뭔가를 잘 해야 하고 반듯해야 한다는 그러한 생각이 나에게서 자꾸 타인에게까지 뻗어나가기 까지, 그런 마음을 잡고 있기가 힘들었다. 잘한다, 잘 해야 한다, 잘하고 있다에는 '무엇'이 있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아니고 너에게 요구하고 있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을 나에게 자꾸 쏘아부치고 있다. 좀 쉬자, 그냥 좀 내버려 둬라는 말이 나에게 들려 오기까지 했다.
그리고 내가 보낸 시절을 하나씩 되집어 보면서 올라오는 가장 큰 감정은 화가 난다는 점이다. 이런 마음으로는 오는 시간을 힘들게 할 뿐일건데, 숨쉬기를 몇번이다 크게하고 명상, 기도하고 마음을 달래고 어르고 있다.
"백남준이 말한 대로 인생에는 '되감기' 버튼이 없기 때문이다(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