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과 과거의 인연.
짧은 망설임으로 이 후의 삶은 헝클리고 무너뜨려지고 무너진 순간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이 전의 인연과의 연결점에서 현재를 직시하게 된다. 동그라미가 맴돌 듯 서로는 중첩되어 영원히 관련되어 있다. 그 주저주저가 이 후의 삶을 고단하게 하기도 하나, 이 모든 결과는 너가 아니라 너 때문이 아니라 나의 사랑이 변했다고, 나의 선택의 결과라고 인식한다. 그러나 애써 말하자면 꽤 괜찮은 선택지도 있었고, 결과를 두고 말하다보니 그렇다. 되돌아간다면 누군가가 그립고 만나고 싶은 게 아니라, 그 당시의 나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나의 청춘, 나의 푸릇푸릇함, 앞에 펼져져있는 많은 선택지를 마주하고 있는 내가 그리울 뿐, 하지만 그때도 지금의 결과를 가져오는 똑같은 선택을 할 거다. 그래서 아무 것도 모르는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주인공들은 말한다. 주인공들의 통찰, 비록 때늦긴 하지만, 대단하다. 나의 변화, 즉 우리사이의 전제가 사라지니, 너의 모습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있을 법한 일들을 무늬만 다른 형태로 동심원을 그리며 서로 연결되고, 세련되게 우리의 마음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생각이 많고 관념적이다. 온종일 카페에서 읽었다.
*늘상 코미디를 다큐로 받아 들이는 나의 태도.
픽션과 넌픽션을 구분 못하고, 유머를 제대로 이해못하고, 눈치까지 없으니, 진지하다 못해 자못 심각하다. 그래서 소설읽기가 어렵다.
*뒤를 돌아보면서 / 박노해
나이가 드니 안녕이 참 많군요
안녕이란 말이 참 무서워지는군요
가면 갈수록 사랑이 오기보다
이별이 더 많이 걸어오는군요
나이가 드니 뒤를 돌아보는 일이 많군요
가야 할 길과 해야 할 일을 생각할 때도
뒤를 돌아보면서 앞을 바라보는군요
그대와 나,
우리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 뒤돌아봐요
많은 강을 건너고 많은 산을 넘었어요
나와 함께 걸으면서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게 보기 좋았어요
그때도 그랬듯 난 특별히 해줄 게 없네요
나에겐 그래도 가야 할 길이 남아있어,
생을 건 약속이 하나 있어 앞을 바라봅니다
뒤를 돌아보면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