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닿기까지 거리가 얼마나 될까...

너의 거리와 관용으로 지금의 내 모습이건만. 어느 순간 나는 원래 그리 잘난 모습으로 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 나의 됨됨이는 가족이 만들어 준, 너가 수용해 주고 공감해 줘서, 너를 만나 더 더욱 공글어지고, 조율되고 멋진 형태로 만들어진 것인데, 그걸 모르다니.

식물로 된다는 것,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 온전히 자기만의 세계로, 더 자유롭고 능동적인 존재가 되어, 함께 있어 외로움보다 혼자의 외로움이 훨씬 편하다.

글을 읽으면서 우리 부부의 세계가 보였다. 여즉, 이해할 수 없는 서로의 세계. 그렇다고 어느 누가 먼저 다가가서 이해하려고도 안한다. 어쩜 다가가는 방법이 서로 달라 모를 수도, 아니다. 그거 보다는 각자의 눈높이로, 욕구대로 뭔가를 열심히 했을 게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간격이 좁혀지는 게 싫다. 우리는 서로의 입장과 이유를 끊이없이 오랫동안 밝혀왔다. 이제는 서로의 그마저도 너무 속속히 알기에 지금 상태에서 머물러 있다. 만난 지 40년이 지나는 요즘이 최고로 편안하다. 아들 왈, 파더는 자신을 알아봐 달라고 지속적으로 몸이나 말로써 표현하는데, 마더는 끝까지 안보고 모른척하고 있다는 것. 눈 앞에서 창과 방패를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근, 남편은 거울을 보면서 자신이 인물 값을 못한 거 같다고 말했다. 나는 그 인물이었기에 깡촌에서 너를 만났다고 혼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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