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종일 집에만 있는 데, 그다지 할 일도 없는 데, 책읽기는 일을 할 때보다 더 부족하다. 이제 꾀가 나서 힘들고 불편하고 그러한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몸이 원하는 대로, 잠자고 싶을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먹고 싶을 때 먹고 그러고 있다. 그러다가, 이렇게 살아도 될까, 그럼 이 상황에서 무얼을 하면 될까, 꼭 뭐라도 해야하나, 등등, 딱히 만날 이도 없건만, 이러한 상황이 되니, 누구라도 못 만난다는 것이 아쉽다. 특히, 부모님을 만나야 하는데...
저자가 유학 시절, 소통이 어려워 괴로웠던 시절, 그 때 지나갔던 도시의 예술로 위안받은 그 곳을, 중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방문하여 쓴 글이다. 이 두꺼운 책을 슬쩍 읽기에는 뭔가가 부족한 거 같고, 꼼꼼히 읽으려니 머리에 쥐가 나려 한다. 너무 복잡하여 집중이 제대로 안되어 어중간하게 읽었다. 방문한 도시에 대한 역사, 그림, 음악, 건축, 예술가, 정치가에 대한 이야기가 방대하게 펼쳐진다. 뒷면의 참고 문헌만 봐도 기가 눌린다. 어찌됐던, 유학생 시절 통하지 않은 언어로 자괴감에 빠진 자신을 예술로 위로한, 그 시절을 현재의 모습으로 되돌아가 그 곳의 무상함, 노쇠함, 사라짐과 만난 이야기다. 청년과 중년으로 오가면서 새롭게 깨달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