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정말 아래와 같은 말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BOOK of the book, by the book, for the book"  

그녀가 읽은 100권의 책 이야기를 책으로 들려주는 책의 말이다. 

경청을 통하여 공감하고 다른 세상을 상상하게 된다. 

책을 계속 읽어야 할까,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은데, 남는 것도 없는데,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데도, 다른 것보다 먼저 책을 사고, 도서관을 들려 책을 빌려오고. . . 

시간을 들여 읽는 일이 과연 잘하는 일일까,라는 의문에 대답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세상에서, 이 시간에 뭘 할 건데. . ., 숨쉬고 사는 끝날까지 경청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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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들 -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기 위하여 문장 시리즈
김겨울 지음 / 유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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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박해졌다.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고, 작은 글씨를 무리 없이 볼 수 있고, 좋은 자세로 앉아 있을 수 있고, 활발하게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몇십 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hide in plain sight‘라는 영어 표현처럼 늘 같은 자리에 존재했으나 한 번도 보이지 않았던 종류의 진실이었다. (27쪽)

글은 쓴 사람이 지니고 있는 내면의 일부를 보여 준다. 그것은 전부가 아니며 또한 외면이 아니다. 책은 저자가 아니라 저자가 가진 일부를 뽑아내 차근차근 꿰어 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모두가 허구인 것도 아니다. 그러한 내용은 분명히 그의 안에 존재한다. 혹은 그 내용이 그의 핵심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 책은 탄생하는 순간부터 저자에게서 분리되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는 동시에 저자의 핵심적인 일부로 존재한다는 아이러니 상태에 처해 있다. (95쪽)

살아가는 일은 몸에 갇히는 일과 다름없다. 몸이 썩어 없어지리라는 확신, 무슨 짓을 해도 늙음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확신, 더럽게도 말을 들어 먹지 않는 장기와 근육과 온갖 액체를 무사히 먹이고 재우고 이끌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이 우리를 움직인다. 그것이 그토록 지난한 일인데도 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몸이 곧 인간이며, 몸을 지겨워하는 것이 인간이고, 몸을 뛰어넘고자 하는 것이 인간이므로. (123쪽)

인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탐구하고 수도하고 가르친다는 일이 아직도 이렇게나 남자의 몫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 변하리라는 느슨한 낙관만으로 참고 기다리기에 세상은 이미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루빨리 더 많은 여성이 철학과 종교에 깊숙이 관여하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철학과 종교는 무너지는 대신 더욱 깊어질 것이다. (125쪽)

우리는 자연을 자원화해 왔고, 인간의 육체노동을 자원화해 왔고, 정신노동을 자워노하해 왔으며, 마침내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자원화하기에 이르렀다. 취미와 취향과 신념과 원칙은 이제 상품이 된다. 내가 나라고 믿는 것은 알고리즘의 재료가 된다. (중략) 우리는 상품으로 태어나 상품으로 죽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를 먹어 치우는 거대한 동물인 동시에 낱낱이 파헤쳐지는 거대한 광산이다. 아니, 우리는 낱낱이 파헤쳐지기에 더욱 먹어 치우는 동물이 되어가고 있다. (133쪽)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으니까, 좀 그럴 수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사회에서 규정한 ‘낭비‘의 개념으로 스스로를 자책하는 일을 그만두기 위해 나를 여러 번 타일러야 했다. 사실은 ‘그럴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오랫동안 세뇌된 한국 사회의 가치관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진짜 낭비, 그러니까 책도 읽지 않고 글도 쓰지 않고 연습도 하지 않고 공연도 하지 않고 맥주만 마시는 그런 시간 낭비를 하면서, 진은영의 ‘대학시절‘ 같은 시를 읽으면서, 침대에서 구르며 갑갑해했더랬다. (151쪽)

책은 저자의 경청과 독자의 경청으로 완성된다. 하지만 그러기에 우리는 너무 지쳤을지도 모른다. 혹은 너무 바쁠지도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기에는. 그래서 ‘영화 결말 포함 줄거리‘와 ‘노래 후렴 모음‘과 ‘소설 줄거리 요약‘의 힘을 빌려 재미를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는지도 모른다. (179쪽)

책이 암호며 퍼즐이며 도랑이며 죽비가 된다는 사실은 늘 놀랍다. 책의 바다에 빠져 어리석게 죽을까 봐 책은 책일 뿐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책은 책만이 아니라고 자꾸만 말하고 싶어진다. 삶보다 못한 것을 삶보다 위대하다 여기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그래도 (1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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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내가 경험하는 것만으로가 아니라, 타인의 눈으로 삶을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독서가 준다고 한다. 즉 책을 읽어야 하는 목적이 된다. 

동화책을 읽거나 고전을 읽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도, 시대의 과오를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이유도 나와 있다. 즉 지금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책 읽기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방대한 독서와 읽은 내용은 잊지 않고 정확히 기억하고 인용하는 저자가 '책 읽는 삶'에 대해 알려준다.

적은 분량이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는 글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알곡들이 알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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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삶 - 타인의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보는 독서의 즐거움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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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신의 눈과 상상력과 마음으로만 아니라, 타인의 눈으로 보고 타인의 상상력으로 생각하고 타인의 마음으로 느끼기를 원한다. (17쪽)

우리 가운데 평생 진정한 독서가로 살아온 이들은 여간해서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의 존재가 엄청나게 확장된 것은 작가들 덕분이다. 좀체 책을 읽지 않는 친구와 대화해 보면 이 점이 제대로 와닿는다. 그는 아주 선량하고 사리 분별력도 꽤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사는 세계는 너무 작다. 우리라면 아마 그 속에서 숨이 막힐 것이다. 자기 자신으로만 만족하다가 결국 자아 이하가 된 사람은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같다. (21쪽)

지금의 나는 동화 못지않게 톨스토이와 제인 오스틴과 앤서니 트롤럽의 소설도 즐겨 읽는다. 이 또한 성장이다. 소설을 얻기 위해 동화를 잃어야만 했다면, 나는 성장했다고 할 수 없고 그저 달라졌을 뿐이다. (30쪽)

문학 수업을 하는 참목표는 학생에게 모든 "시대와 실존"까지는 몰라도 그중 태반을 "유람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편협한 관점을 벗어 버리게 하는 것이다. (38쪽)

시대마다 특유의 관점이 있다. 특히 잘 포착하는 진리가 있고 특히 범하기 쉬운 과오가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에게 이 시대 특유의 과오를 바로잡아 줄 책들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고서다. (54쪽)

쉰 살 때도 똑같이(종종 훨씬 더)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니라면 열 살 때도 아예 읽을 가치가 없다. 물론 정보 도서는 예외다. 허구의 작품 가운데 나이가 들었다고 그만 읽어야 할 책이라면 애초에 읽지 않는 편이 낫다. (62-63쪽)

"이야기에 불과한" 책 즉 인물이나 사회가 아니라 가상의 사건이 주관심사인 책을 두고 논할 때면, 거의 누구나 책이 주거나 본래 주어야 할 즐거움은 "흥분"뿐이라고 단정하는 것 같다. 이런 의미에서 흥분은 가상의 불안을 대신하는 긴장과 해소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이는 잘못이다. 독자와 책에 따라 또 다른 요소도 개입된다. (82쪽)

단어를 죽이는 가장 큰 원인은 대다수 사람이 그 단어로 단순히 대상을 묘사하기보다 찬반을 표현하려는 욕심이 단연 앞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어는 점점 묘사에서 멀어져 평가에 가까워진다. (87쪽)

현실의 풍경이 식상하거든 거울에 비추어 보라. 빵이나 금이나 말이나 사과나 길을 신화에 담글 때, 우리는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재발견한다. 이 이야기가 우리 마음 속에 머물러 있는 한 현실은 더 현실다워진다. 이 책은 빵이나 사과만 아니라 선과 악, 우리의 끝없는 위험과 고뇌와 기쁨까지도 그렇게 다시 보게 해 준다. 신화에 담그면 더 똑똑히 보인다. (113쪽)

과거의 문학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특정한 시가 당신의 현대적 감성에 남기는 첫인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 시 외적인 요소를 공부하고, 다른 시들과 비교하고, 지나간 시대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 시 속에 다시 들어가 좀 더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의 시선으로 볼 수 있다. 알고 보면 당신이 고어에서 연상한 의미는 잘못되었고, 실제 함의는 당신의 짐작과 달랐을 수 있다. 당신에게 이상해 보이는 부분이 그때는 평범했고, 평범해 보이는 부분이 그때는 이상했을 수 있다...... 내가 글을 쓰는 목적은 최대한 이러한 독서를 돕기 위해서다. (122쪽)

폭넓은 취향의 독서란 헌책방 바깥에 내놓은 책에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낼 줄 아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에 대한 취향도 참으로 폭이 넓다면, 날마다 마주치는 각양각색의 인간 군상에서 소중한 것을 찾아낸다. (137쪽)

우리는 의식이 있는 존재인 만큼, 날마다 종일 우리 삶을 구성하는 정수는 암시와 직유와 은유와 감정을 통하지 않고는 소통될 수 없다. 어떤 감정은(그 자체로는 썩 중요하지 않지만) 삶을 엿보는 단서가 된다. (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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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사서가 자신의 일을 일지처럼 담담하게 쓴 글이다. 그녀는 금방 끝날 줄 알았는 데, 이게 전부라고 여긴 일들을 아끼지 않고 온전하게 마음을 쏟아 부어 '사서의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끝날이기에, 전부이기에 아끼게 되고 미루기도 하고 어설프게 보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여전히 그 일들은 남아 있고 남은 시간도 여전히 많다. 그래서 주어진 일을, 시간을, 최선을 다하여 살아내야 한다. 그래서 그녀가 도서관에서 하는 일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과 같다.

코로나가 창궐하는데 숫자만 세고 있고, 단계만 조절하고 있다. 안타깝다.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건만, 아직도 똑같다. 서로가 처한 곳에서 'OO의 일'을 제대로 안다면, 알려고 한다면, 어떤 상황일까,가만히 상상도 해본다.

도서관 봉사를 하다보니, 사서에 따라 도서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잠깐의 봉사지만, 가자마자 간단히 청소하고, 북트럭의 책을 제자리에 꽂고 책가방 서비스에 따른 책들을 찾아 스티커 붙이고 정리하고, 간간히 대출을 하는 시간들이 그립다. 지금은 휴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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