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전국적인 워크숍을 했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은 내용은 별루라는 거다. 그 정도야 공문을 날려도 될 건데... 암튼 그곳에는 목련과 개나리가 폈다는 거다. 무채색의 옷을 벗고 바바리, 원피스, 스타킹, 구두, 가방까지 봄날의 색으로 갈아입고 갔다. 너무 멋을 냈나, 기차를 놓쳤다. 커피마시며 다음기차를 기다렸다.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오기 전에 봄바람이 살랑살랑, 봄냄새로 들떴다. 세미나실에서 조금 일찍 나왔다. 천천히 뚜벅뚜벅 지하철을 타고 대전역으로 왔다. 여행을 했다. 광화문에 들렀다. 괜히 기분이 우쭐하다. 수많은 책사이로 난 길을 다니는 기분은 아무도 모르리라. 몇권의 책을 사서 돌아왔다.
-책속에 나오는 그림이 하도 예뻐, 이 봄날과 어울려 스캔떠서 올린다.
운수평 '방오병절지도' 종이에 채색, 27.5x43cm 17세기, 오사카시립미술관 소장(P16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