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높았다. 그다지 좋다고 할 일이 없다. 파트너는 자기 일만 무조건 챙기고, 그로 인해 사무실 분위기는 점점 구겨지고 있다. 주말엔 자전거를 탈까하다가 헤이리마을 북카페에 가서 커피마시고 드라이브 하고 왔다. 그리고 젬베(나모리젬베숍)를 치러갔다. 서로를 보고 웃으며 최대한 힘을 주지 않고 가벼게 치는데, 그런 맑은 소리가 나다니, 나에겐 사용하지 않은 근육들 소리만 삐걱댔다. 강사는 오남용되고 있는 젬베에게 제소리를 들려주고 싶단다. 보고 듣기에는 좋지만 나에겐 맞지 않는 악기다. 소통하면서 다루는 악기보다는 혼자서 치는 피아노가 제격이다. 대부분의 악기들은 몸을 구부리고 고개를 숙여서 다루지만 젬베만은 가장 거만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을 봤다. 자연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보기가 좋다. 오늘도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타인으로 인해 쪼그라지고 구겨지고 속좁은 사람은 되기 싫다고. 누구는 아무것도 안하고, 누구는 죽어라 일을 하는, 그 전까지만 해도 즐겁게 손을 나누어줬는데, 그 정도의 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었는데, 왜, 나만 손해보는 느낌이 들까요라고... 지켜야 할 규정을 정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해야만하나, 그러나 우리 모두는 당당하게 일하고 싶으니까. 그 한사람을 마냥 미워할 수는 없느니까. 규칙을 정하여 하나씩 풀어가기로 했다.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었다...